수익성 낮은 모델 과감히 정리… 연간 생산량도 900만 대로 축소

중국 저가 공세와 규제 강화 속, 독일 거인이 꺼내든 생존 카드

아틀라스 / 사진=폭스바겐
아틀라스 / 사진=폭스바겐


독일 최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의 미래 생존을 건 전략적 결단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으로, 그 배경에는 모델 단종, 생산량 조정, 그리고 조직 개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 이사회는 2030년을 목표로 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갈수록 심화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저가 공세,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모델 절반이 사라지는 배경,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테온 / 사진=폭스바겐
아테온 /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의 칼날은 가장 먼저 복잡한 라인업을 향했다. 2030년까지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의 50%, 즉 절반을 단종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 검증된 소수의 인기 모델과 그룹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볼륨 모델에만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차종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선택하던 각종 옵션과 파생 사양도 75%까지 대폭 축소한다. 사양 조합을 단순화해 개발 비용과 인력 낭비를 줄이고, 여기서 확보한 자원을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에 투자한다는 계산이다. 국내에서도 익숙한 일부 모델의 단종 가능성이 거론되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선 체질 개선



ID.4 / 사진=폭스바겐
ID.4 / 사진=폭스바겐




생산 전략 역시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다. 코로나19 이전 1,2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과거와 달리,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을 900만 대 수준으로 낮춘다. 시장 수요에 맞춰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특히 유럽과 중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경영 방식에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행정 업무 효율을 높인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사업과 관련이 적은 자산도 정리한다. 에버런스 지분 과반 매각으로 확보할 약 74억 유로(약 11조 원)는 재무 건전성 강화와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폭스바겐이 마주한 현실의 무게를 보여준다. 전동화 전환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독일 거인이 꺼내 든 생존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