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인증까지 마쳤지만 돌연 자취를 감춘 중국 플래그십 세단.

7천만원 계획가격의 진실과 K9·G90과 비교해 본 실제 제원의 차이점.



3년 전, 국내 자동차 시장에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산 플래그십 세단이 7천만원대 가격표를 달고 상륙을 준비한다는 내용이었다. 대상은 기아 K9과 제네시스 G80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이 차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2021년 실제 인증용 차량까지 국내에 반입됐던 중국 FAW그룹의 고급 브랜드 ‘홍치(Hongqi)’의 H9 이야기다. 당시의 계획과 실제 차량의 제원 기록은 여전히 남아있다.

K9보다 3mm 짧았을 뿐, G90과는 달랐다





홍치 H9을 두고 G90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제원은 K9에 더 가까웠다. 2020년형 H9의 전장은 5,137mm, 축간거리는 3,060mm다. 이는 기아 K9(전장 5,140mm)과 불과 3mm 차이다.

반면 제네시스 G90(5,275mm)보다는 138mm나 짧다.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이름만 듣고 G90급 차체를 떠올렸다면 실제 수치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차급을 가늠할 때 비교 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7천만원 가격의 핵심, 엔진과 에어서스펜션







크기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구성에서도 세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국내 도입이 거론되던 2020년형 기준, 2.0L 터보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조합됐다. 3.0L 모델은 V6 슈퍼차저 엔진을 얹었다. 두 모델 모두 7단 DCT와 후륜구동 방식이었다.

특히 승차감을 좌우하는 에어서스펜션은 3.0T 상위 사양에만 적용됐다. 모든 모델에 기본 탑재된다고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H9은 파워트레인과 변속기 사양이 변경돼, 과거 국내 반입 차량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계획은 7천만원, 중국 현지 가격은 달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7,000만원이라는 가격 역시 확정된 판매가가 아니었다. 이는 2021년 당시 수입사가 밝힌 ‘계획가격’으로,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수치다. 2020년 중국 출시 당시 가격은 30만 9,800위안에서 53만 9,800위안 사이였다.

안전성 면에서는 중국 C-NCAP에서 2021년 종합 90.7%로 별 5개를 획득한 기록이 있다. 물론 국내 안전 평가 기준과는 다르므로 참고 자료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홍치 H9의 국내 출시는 정식 판매가 확정된 사안이 아닌 하나의 해프닝에 가깝다. 7,000만원이라는 가격표 역시 당시 수입사가 제시했던 목표치에 불과했다. 어떤 차를 평가할 때 브랜드나 차급의 이름만 보기보다, 전장이나 엔진, 에어서스펜션 적용 여부 같은 구체적인 제원을 따져보는 것이 더 정확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