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좀비 마약’ 펜타닐의 그늘…중독 실태에 충격

사진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캡처
사진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캡처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마약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가운데, 펜타닐로 인해 황폐화된 텐더로인 거리의 실태가 공개됐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 게시된 영상에서는 현지 간호사와 함께한 샌프란시스코 마약 거리 취재가 담겨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펜타닐, 거리의 ‘좀비 마약’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 거리의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퍼진 약물은 펜타닐이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진 펜타닐은 중독자들을 ‘좀비’로 만들며 거리 곳곳에서 축 늘어지거나 길바닥에 쓰러진 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각 상태에 빠진 이들은 종종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홍진경은 거리의 심각한 악취에 당혹스러워하며 “여기 정말 심한 지린내가 난다”고 말했고, 간호사는 “중독자들이 거리 전체를 자기 집처럼 사용해 거리에서 용변을 해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몸도 마음도 무너져가는 중독자들”

영상 속 한 남성 중독자는 횡설수설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여성은 가족이 있음에도 마약을 위해 거리 생활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마약으로 인해 신체적 손상이 심각한 이들의 모습도 다수 포착됐다. 한 남성은 볼에 깊은 상처를 갖고 있었는데, 이는 마약 복용 후 가려움증으로 긁어 생긴 상처였다. 간호사는 “마약을 끊으면 증상이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며 중독의 악순환을 설명했다.

중독의 피해는 신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간호사는 “중독자들은 조현병 증상을 겪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린다”며 “스스로 몸을 긁어 상처를 만들거나 쓰레기를 뒤져 음식을 찾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전했다. 심지어 임산부가 마약에 중독돼 신생아가 태어날 때부터 중독 상태에 빠지는 사례도 보고됐다.

“비참한 현실…펜타닐의 재앙”

홍진경은 현장을 보고 “비참하다. 이곳에는 좋은 점이 전혀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영상 말미에는 “마약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생을 망칠 수 있다”며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펜타닐로 인한 문제는 텐더로인 거리뿐만이 아니다. 켄싱턴 거리에서는 중독자들이 팔다리가 썩어 절단된 채 길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등이 굽고 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리는 이른바 ‘좀비 증상’은 펜타닐 복용 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 손상 결과다.

미국의 치명적 위기, 펜타닐

펜타닐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시민단체 ‘펜타닐 반대 가족’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21만 명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는 18~49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가 펜타닐 중독이라고 보도하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사망과 사회적 피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 거리에서 벌어지는 비극은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마약 문제의 축소판으로, 더 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