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제치고 좌석 판매율 1위 ‘기염’
‘7번방의 선물’ 작가 유작… 웃음과 감동 다 잡았다

영화 ‘신의 악단’ 포스터. CJ CGV 제공
영화 ‘신의 악단’ 포스터. CJ CGV 제공




별다른 홍보 없이 오직 입소문 하나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위협하는 한국 영화가 등장했다. 배우 박시후의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신의 악단’이 극장가에서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의 악단은 전날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초반에는 박스오피스 하위권에서 출발했으나 관람객들의 호평이 쏟아지며 상영관이 확대되는 등 이른바 역주행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할리우드 대작 꺾은 토종 영화의 힘





영화 ‘신의 악단’ 스틸컷. CJ CGV 제공
영화 ‘신의 악단’ 스틸컷. CJ CGV 제공


지난 주말 신의 악단은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불과 재’를 제치고 좌석 판매율 1위를 기록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까지 따돌리며 전체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등 작은 영화의 반란을 보여주고 있다. 좌석 판매율은 배정된 좌석 수 대비 실제 관객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관객들의 실질적인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의 악단은 대북 제재로 국제 원조가 막힌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을 창설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시후는 가짜 찬양단을 조직하고 이끄는 냉철한 보위부 장교 박교순 역을 맡았다. 성공만을 좇던 인물이 오합지졸 단원들과 교감하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2AM 출신 정진운은 박교순을 감시하는 보위부 대위 김태성 역으로 분해 박시후와 전우애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영하 40도 몽골서 피어난 하모니





배우 박시후. CJ CGV 제공
배우 박시후. CJ CGV 제공


이번 작품은 박시후가 영화 ‘사랑후애’ 이후 무려 10년 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몽골 로케이션 촬영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관계자는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이 역주행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과 감동적인 하모니를 극장에서 꼭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음악 영화로서의 완성도 또한 높다는 평가다. 북한의 선전 가요를 재해석하거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합주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박시후와 정진운을 비롯한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장면을 위해 수개월간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

‘7번방의 선물’ 작가가 남긴 마지막 선물



신의 악단은 128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집필한 고 김황성 작가의 유작이기도 하다. 김 작가 특유의 웃음과 따뜻함이 담긴 작품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관람객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9.02점을 기록 중이며 관객들은 “음악이 주는 감동이 인상적이다”, “종교가 없는데도 재밌게 봤다”, “기대 없이 갔다가 눈물 쏟고 나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연을 맡은 박시후에게 이번 영화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 ‘검사 프린세스’, ‘황금빛 내 인생’ 등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류 스타 반열에 올랐던 그는 스크린에서는 다소 긴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녹슬지 않은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입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추운 겨울,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신의 악단의 흥행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