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때 처음 칼에 찔렸다는 충격 고백, 깡패였던 아버지와의 악연.
“무서운 일 피하면 두려움만 오래 가”… 그가 직접 밝힌 상처와 극복의 시간.
박시영 디자이너. 유튜브 채널 ‘SPNS TV’ 캡처
영화 ‘곡성’, ‘베테랑2’, ‘노량: 죽음의 바다’ 등 수많은 화제작의 얼굴을 만든 박시영 디자이너.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하다. 독창적인 포스터만큼이나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그의 개인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의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는 끔찍한 과거가 새겨져 있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SPNS TV’를 통해 그가 직접 밝힌 가정사는 듣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손가락을 잃었다
박시영 디자이너. 유튜브 채널 ‘SPNS TV’ 캡처
영상에서 박시영 디자이너는 왼쪽 약지가 절단된 이유에 대해 “잘린 것”이라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그가 아버지에게 처음 칼에 찔린 것은 고작 12살 때였다. 몸 곳곳에는 여전히 당시의 칼자국이 선명하다고도 덧붙였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복싱을 배우며 덩치가 커진 뒤 아버지와 크게 다퉜던 날이 결정적이었다. 그날 저녁, 그는 동네 어른들에게 끌려가 집단으로 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모든 것은 깡패였던 아버지와 얽힌 일이었다.
박 디자이너는 “그래서 내가 저열한 사람들을 싫어한다”며 “어린애를 상대로 어른이 몰려와서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얼마나 겁이 많은지 알게 됐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끔찍한 학대가 오히려 삶의 동력이 된 배경
지독한 유년 시절은 역설적으로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박 디자이너는 “무서운 일을 피하면 두려움이 오래간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오히려 두려움에 가까이 다가서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그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숨을 이유가 없었다. 수차례 생사고비를 넘기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그는 “인생을 길게 보니 과거도 길게 보이더라. 열 살 때 학대의 영향 안에 놓인 내 모습이 못나 보였다”고 털어놨다.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로 앞의 계절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마침 나타난 소중한 친구의 존재가 그가 과거의 상처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다고 고백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