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시던 물 또 마셨는데”
입 댄 생수 페트병, 며칠씩 두면 안 되는 이유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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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입 댄 생수병, 문제는 ‘물’보다 입구
생수는 개봉 전에는 제조·유통 과정에서 품질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입을 대는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입 주변과 손 등에 있던 미생물이 병 입구나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병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입을 직접 대고 마신 물병의 미생물 수가 입을 대지 않은 경우보다 높게 나타났다. 물병을 씻었을 때 미생물 수가 크게 감소하는 결과도 확인됐다. 문제는 생수 페트병의 구조다. 입구가 좁고 내부까지 손을 넣어 씻기 어려운 데다 완전히 말리기도 쉽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페트병은 일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든 제품이므로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 바 있다. 사용한 페트병을 다시 쓴다고 곧바로 유해물질이 용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입구가 좁아 깨끗하게 세척하고 건조하기 어려워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아침에 입을 대고 마신 생수를 책상이나 자동차에 며칠씩 놓아두고 계속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특히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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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껑 열고 닫을 때마다 생기는 ‘마찰’도 변수
최근에는 페트병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연구되고 있다. 의외로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곳은 페트병 몸통만이 아니라 ‘뚜껑과 병목’이다.
2025년 국제학술지 ‘Food Control’에 실린 연구에서는 생수병 뚜껑을 반복해서 여닫았을 때 물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종류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병목과 뚜껑이 계속 마찰하면서 미세한 입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재사용 페트병의 뚜껑을 한 차례 열었을 때와 11차례 반복해 열고 닫았을 때를 비교했더니 조사된 크기 범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늘어났다. 특히 증가분에는 뚜껑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입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생수 페트병을 한두 번 열었다고 건강에 즉각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검토하면서도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페트병 생수를 마시면 위험하다’고 단정하기보다 불필요한 반복 사용과 노출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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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를 다 마신 뒤 빈 페트병에 정수기 물을 채워 며칠씩 사용하는 모습도 흔하다. 얼핏 보면 일회용 컵을 재사용하는 것처럼 알뜰해 보인다. 하지만 페트병은 애초에 반복적으로 씻어가며 사용하는 물병과 용도가 다르다.
특히 입을 대고 마신 병에 다시 물을 채우는 행동을 반복하면 병 입구와 내부의 위생 관리가 어려워진다. 찌그러진 병을 펴서 다시 사용하거나 여러 번 세척하고 뚜껑을 계속 여닫는 과정 역시 일회용 페트병이 처음 사용될 때와는 다른 환경을 만든다.
최근 연구에서는 보관 환경도 변수로 지목된다. 202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페트병 생수를 고온과 흔들림 등에 노출했을 때 나노·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차 안처럼 온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는 곳에 생수를 장기간 방치하는 습관을 피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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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페트병을 한 번 사용했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정상적으로 제조된 페트병은 식품용 기구·용기 기준에 따라 관리되며, 식약처에 따르면 PET 제조 과정에서 비스페놀A나 DEHP가 원료로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회용 용기를 다회용 물병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입을 대고 마신 생수를 오랜 시간 실온에 방치하지 않고, 다 마신 페트병에 물을 계속 보충하며 며칠씩 사용하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물을 가지고 다니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마셔야 한다면 세척과 건조가 쉬운 다회용 물병을 사용하는 방법이 낫다. 생수 페트병은 생수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통하기 위한 일회용 용기다. 깨끗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며칠씩 물병처럼 사용하는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위생 문제와 반복 사용에 따른 변수가 하나둘 늘어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