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인데 돈을 안 받는다고?”
뜨끈한 온천수 공짜로 즐기는 여행지

온천 여행을 떠나려면 목욕비부터 숙박비까지 적지 않은 돈이 든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신발과 양말만 벗으면 천연 온천수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곳이 전국 곳곳에 있다. 입장료는 0원이다. 수십 도의 온천수가 흐르는 야외 족욕장부터 시장 구경하다 잠깐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족욕탕, 설악산 여행 뒤 피로를 풀기 좋은 족욕공원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는 뜨끈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 여행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사진=충주시
사진=충주시
■ ‘왕의 온천’을 공짜로…충주 수안보온천 족욕길

충북 충주 수안보는 국내 대표 온천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온천욕을 하려면 보통 유료 시설을 이용해야 하지만 수안보에는 천연 온천수를 무료로 경험할 수 있는 족욕길이 조성돼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2026년 1월 소개한 무료 족욕 여행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안개족욕장과 지압족욕장, 마운틴족욕장 등 여러 형태의 시설에서 수안보 온천수를 이용한 족욕을 즐길 수 있다. 추운 시기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 등 시설도 보강됐다.

수안보는 조선시대 왕들이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왕의 온천’으로도 불린다. 족욕만 하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주변 수안보온천역사홍보관 등을 함께 둘러보는 식으로 반나절 여행을 짜도 좋다.
사진=아산시
사진=아산시


■ 시장에서 장보다 뜨끈하게…아산 온양온천 무료 족욕장

충남 아산 온양온천은 오래된 온천 역사로 유명하다. 흥미로운 건 온천수를 만나기 위해 굳이 목욕탕부터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온양온천시장 샘솟는거리에는 온천수를 활용한 족욕장이 마련돼 있어 시장을 찾은 여행객도 별도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 먹거리를 구경하고 한참 걸은 뒤 잠깐 발을 담그기 좋은 코스다. 한국관광공사도 올해 온양온천시장 족욕장을 무료 족욕 여행지로 소개했다.

온양온천역 주변 족욕 시설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산시는 온양온천역 족욕 체험장의 온천수 관로를 개선하고 퍼걸러 설치와 도색, 창호 설치 등을 거쳐 새롭게 정비했다.

여행 날짜가 끝자리 4·9일이라면 온양온천역 일대에서 열리는 풍물5일장까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족욕 하나를 목적으로 멀리 찾아가기보다 전통시장 먹거리와 온천 여행을 한 번에 묶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사진=한국관광공사
■ 최대 200명이 동시에…대전 유성온천 야외 족욕장

규모를 따진다면 대전 유성온천 족욕체험장이 눈에 띈다. 유성온천지구 한복판에 있어 대중교통 여행으로 접근하기도 비교적 편하다.

이곳에는 약 40℃의 천연 온천수가 공급된다. 4개 족욕장에서 최대 2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지만 이용료는 무료다. 한국관광공사 최신 여행정보에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연중무휴 운영하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

온천수를 이용한 한방 족욕 시설도 있어 여행 중 잠깐 들르는 체험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유성온천역에서 내려 온천거리와 공원을 산책하고 족욕으로 마무리하면 굳이 온천 숙소를 잡지 않아도 유성온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사진=속초시
사진=속초시
■ 설악산 걷고 바로 족욕…속초 척산족욕공원

강원 속초 여행에서는 산과 온천을 한 번에 묶을 수 있다. 설악산 인근 척산족욕공원은 지하에서 솟는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족욕을 즐기는 야외 시설이다.

속초시가 2026년 7월 갱신한 이용정보에 따르면 올해도 3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운영한다. 5~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원형 족탕과 걸으면서 발을 담그는 보행족탕, 세족탕 등이 마련돼 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척산족욕공원을 무료 온천 족욕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특히 주변에는 약 6km 길이의 설악누리길이 연결돼 있다. 숲길을 걸은 뒤 다시 척산족욕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라 ‘걷기+족욕’을 한 번에 즐기기 좋다. 등산까지 하기 부담스럽다면 가벼운 산책 여행지로도 활용할 만하다.
사진=창녕
사진=창녕
■ 국내 최고 수온 온천마을에서도 ‘0원’…창녕 부곡온천

경남 창녕 부곡온천도 무료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부곡온천은 최고 78℃에 이르는 높은 온천수 온도로 잘 알려져 있다. 온천 숙박시설과 목욕시설이 모여 있지만 온천단지에 마련된 야외 족욕장에서는 온천수를 무료로 경험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최근 겨울 온천 여행지로 부곡온천을 소개하면서 야외 족욕장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족욕 전후로 함께 볼 곳도 있다. 가을에는 부곡온천 인공폭포가 9~11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조금 멀리 움직이면 우포늪이나 화왕산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인공폭포 운영은 날씨나 시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료 족욕장은 비싼 온천 여행 대신 가볍게 온천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준비물도 복잡하지 않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입욕 전 세족은 기본이고, 시설에 따라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직접 준비하면 편하다.

다만 야외 족욕장은 날씨와 시설 점검, 수질 관리 등에 따라 갑자기 운영을 중단하거나 시간이 바뀔 수 있다. 특히 여행지 하나만 보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면 방문 당일 지자체나 관광 안내 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무료로 즐기는 온천이라도 여행의 만족도까지 ‘0원짜리’인 것은 아니다. 시장 구경이나 산책, 트레킹과 족욕을 함께 묶으면 선선한 가을 하루 여행 코스로 충분하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