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도어’의 늪에 빠진 GV90, 출시 연기설까지…

2026년, 럭셔리 SUV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할 예정이었던 제네시스 GV90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벤츠 GLS, BMW X7을 뛰어넘는 ‘초호화’ SUV를 꿈꿨던 GV90, 그 야심찬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문짝’ 때문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네오룬 콘셉트 측정면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측정면 (출처=제네시스)
GV90의 핵심 디자인이자, 현대차 기술력의 집약체로 기대를 모았던 ‘코치 도어’가 바로 문제의 주인공이다. 1열과 2열 문이 마주 보며 열리는 독특한 구조로, 마치 고급 리무진에 탑승하는 듯한 웅장함을 선사할 예정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네오룬 콘셉트 실내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실내 (출처=제네시스)
‘회전문’ 되어버린 코치 도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다

코치 도어의 가장 큰 특징은 B필러가 없다는 점이다. 덕분에 넓은 개방감과 시원한 승하차가 가능하지만, 차체 강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게 된다. 특히 고속 주행이나 충돌 시 탑승자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견고한 도어 설계는 필수적이다.
네오룬 콘셉트 코치도어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코치도어 (출처=제네시스)
하지만 최근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된 테스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GV90 시제품의 코치 도어가 회전 주행 중 갑자기 열리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마치 놀이공원의 ‘회전문’을 연상시키는 이 황당한 사건은 GV90 개발팀에 비상등을 켜게 만들었다.
네오룬 콘셉트 측후면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측후면 (출처=제네시스)
‘B필러 없는 문’ 특허까지 냈지만… 현실은 ‘첩첩산중’

사실 현대차는 이미 한국, 미국, 독일 등에서 B필러 없는 도어 설계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코치 도어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복잡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면서,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네오룬 콘셉트 1,2열시트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1,2열시트 (출처=제네시스)
GV90은 현대차그룹 최초로 코치 도어를 양산차에 적용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기술적 혁신과 럭셔리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도어 강성을 높이는 새로운 경첩과 보강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오룬 콘셉트 측후면1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측후면1 (출처=제네시스)
180도 회전 시트, 복사 난방… ‘꿈의 SUV’는 언제쯤?

코치 도어 외에도 GV90에는 혁신적인 기능들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다. 180도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로 뒷좌석을 마주 보며 라운지처럼 편안하게 이동하고, 복사 난방 시스템으로 겨울철에도 따뜻함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개인 맞춤형 오디오 시스템은 탑승객에게 최상의 음향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네오룬 콘셉트 실내 1열 (출처=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실내 1열 (출처=제네시스)
하지만 이 모든 꿈같은 기능들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우선 코치 도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했던 GV90, 과연 ‘안전’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무사히 데뷔할 수 있을까? 럭셔리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괴물 신인’의 등장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지지만, GV90 앞에 놓인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GV90 콘셉트 디자인
GV90 콘셉트 디자인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