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6조 원에서 600억 원대로 수직 낙하
독일 강성 노조 특권 손대며 구조조정 본격화
전기차 올인 포기하고 내연기관 생산 유지 결정

포르쉐 타이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포르쉐 타이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독일의 자존심이자 고수익의 대명사였던 포르쉐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영업이익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증발하며 경영진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전기차 전환 전략의 실패가 맞물리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6조 원이 600억 원으로 99% 증발



포르쉐가 발표한 실적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약 679억 원(4천만 유로)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영업이익 약 6조 8천580억 원(40억 3천500만 유로)과 비교하면 무려 99%가 허공으로 사라진 셈입니다. 14%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 역시 0.2%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미하엘 라이터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미하엘 라이터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약 1조 6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2%나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플랫폼 개발 지연으로 인한 충당금 부담까지 겹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독일 귀족 노조 특권에 메스



위기 탈출을 위해 포르쉐 경영진은 그동안 금기시되던 노사 구조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신임 CEO 주도하에 ‘스트럭처 패키지 II’라는 이름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노사협의회에 제안한 것입니다. 이번 개편안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조직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Porsche Taycan / 사진=포르쉐 코리아
Porsche Taycan / 사진=포르쉐 코리아



구조조정의 핵심 타깃은 독일 최대 강성 노조인 IG메탈이 누려온 혜택들입니다. 경영진은 직원 보너스와 장기근속 포상 축소, 재택근무 규정 강화, 생산라인의 추가 휴식시간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높은 인건비와 경직된 근무 구조가 포르쉐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부활 승부수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급진적인 전동화 전략도 전면 수정에 들어갔습니다. 당초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8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습니다.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현상이 길어지자 다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기로 선회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포르쉐의 주력 모델인 카이엔, 파나메라, 마칸 등은 차세대 모델에서도 내연기관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유지하게 됩니다. 전략 수정으로 인해 약 3조 원에 달하는 손실 처리가 발생했지만, 당장의 수익성을 위해서는 검증된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 회복이 절실하다는 판단입니다.

해고 없는 감원 험난한 구조조정



하지만 인력 감축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2030년 8월까지 유효한 고용 보장 협약 때문에 사측이 강제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자연 감소나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을 줄여나갈 계획이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사측 재무 최고 책임자는 경쟁력 회복과 미래 투자를 위해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만약 노조가 이번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인다면 고용 보장 기간을 2035년까지 연장하는 당근책도 제시된 상태입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포르쉐가 노조와의 담판을 통해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