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도 주목한 추격씬, 40년 전 단종 세단이 주인공 된 배경

배우가 직접 스턴트 소화한 1983년식 후륜구동, 지금 사려면 뭘 봐야 할까

배우 정호연이 운전한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호연이 운전한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개봉 전부터 뜻밖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정민과 정호연 등 화려한 출연진 외에, 40년 전 단종된 국산 세단 한 대가 스크린의 핵심을 차지한 것이다.

상황은 배우 정호연의 행보로 더 흥미로워졌다.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1종 운전면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운전대를 잡는 수준을 넘어, 고난도 스턴트 주행을 직접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최신 차량이 아닌 낡은 후륜구동 세단이 선택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호연이 운전대를 잡은 진짜 이유



배우 정호연이 운전한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호연이 운전한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차는 현대자동차가 1983년 출시한 스텔라다. 극 중 경찰차로 등장하는 이 차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책임지는 추격 장면 전반을 이끈다. 정호연은 이 장면을 위해 면허를 취득한 뒤, 드리프트와 급선회 같은 전문적인 주행 기술까지 직접 소화했다.

오래된 후륜구동 차량은 제어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배우가 직접 소화해낸 추격 장면은 칸 영화제 상영 당시에도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으로 꼽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소품을 넘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 셈이다.

단종차가 스크린에 다시 등장한 배경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현대차 스텔라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스텔라는 포니에 이어 현대차가 내놓은 두 번째 고유 모델이다. 포니를 디자인했던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외관을 맡아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스타일을 반영했다. 이 차체를 기반으로 파생된 고급형 모델이 바로 1세대 쏘나타다. 즉, 현재 국산 중형 세단의 계보가 시작된 상징적인 모델인 것이다.

출시 당시 1.4L 엔진을 시작으로 2.0L까지 라인업을 확장했고, 자가용은 물론 택시와 경찰차 등 영업용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구조가 단순해 정비가 쉽고 가격이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다. 자가용은 1992년, 택시 모델은 1997년까지 생산되며 국산 중형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현대차가 최신 전기차가 아닌 단종된 스텔라를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브랜드의 역사를 문화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알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스텔라 88 올림픽 에디션을 복원해 전시하는 등 브랜드 헤리티지로서의 가치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물론 30년 이상 된 차를 개인이 소유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혹시라도 영화를 보고 스텔라 구매를 고려한다면, 주행거리보다는 차체 부식 상태와 사고 이력, 전기 계통 점검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 편의 영화가 잊혔던 국산차의 가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흥미로운 사례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