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값에 혹했다간 ‘수리비 폭탄’ 맞기 십상
단순한 올드카 아닌 ‘나만의 차’ 만드는 과정, 현실적 장단점은
갤로퍼 복원 작업 / 현대차그룹
1990년대 도로를 누비던 각진 SUV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 갤로퍼와 쌍용 뉴코란도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4050세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30년 된 이 차들을 완벽하게 복원해 타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오래된 차를 싸게 구입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차량 구매 비용은 100만~200만원에 불과하지만, 복원에는 수천만 원이 들어간다. 경제성보다 추억과 개인의 취향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 것이다. 신차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시장이 열렸다.
차 값 100만원에 시작했다가 5000만원 쓴다
갤로퍼 복원 작업 / 현대차그룹
올드카 리스토어의 핵심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100만원짜리 중고차를 가져와도 엔진과 하체, 프레임까지 손을 대기 시작하면 비용은 2,000만원을 훌쩍 넘어 5,000만원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외관보다 부식된 프레임이나 노후한 엔진 같은 내부 상태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리가 아닌, 차를 거의 해체했다가 새로 조립하는 수준의 작업이 진행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차량 구매 비용이 아닌 복원 예산과 범위를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지출에 당황하기 쉽다.
아빠들의 추억이 캠핑카로 다시 태어난다
복원이 완료된 갤로퍼 / 현대차그룹
큰 비용을 감수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나만의 차’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복원이 끝난 갤로퍼와 뉴코란도는 세상에 단 한 대뿐인 차가 된다. 클래식한 색상과 브라운 가죽 시트, 우드 스티어링 휠을 더해 90년대 감성을 그대로 살릴 수도 있다.
최근 유행하는 캠핑, 차박 문화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각진 차체 위에 루프탑 텐트를 올리면 요즘 나오는 둥근 도심형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남들과 다른 개성을 중시하고 아웃도어 활동을 즐긴다면, 차량 자체가 또 하나의 취미가 되는 셈이다.
감성만 믿었다간 정비소만 들락거린다
갤로퍼 프레임 복원 작업 / 현대차그룹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성만 보고 덜컥 구매했다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30년 된 기술인 만큼 승차감과 연비는 최신 SUV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리하다. 통풍 시트나 대형 내비게이션 같은 편의 기능도 기대하기 어렵다.
유지보수도 만만치 않다. 연식이 오래된 만큼 잔고장이 잦을 수 있고, 부품 수급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매일 편하게 탈 출퇴근용 차를 찾는다면, 같은 예산으로 다른 선택지를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주력 차량보다는 주말에 즐기는 취미용 차로 접근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다.
결국 갤로퍼와 뉴코란도 리스토어는 완성된 차를 사는 소비가 아니다. 오래된 차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과정 전체를 즐기는 취미 활동에 가깝다. 추억과 낭만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는 그만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성이 필요하다.
뉴코란도 / 쌍용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