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대비 8,000만 원 저렴해진 가격에 혹했다면
수입 고성능 세단 특유의 유지비와 부품 수급 현실
특히 2024년 7월 국내 신차 판매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이후 시장에 남은 매물들은 예상 밖의 가격 곡선을 그리고 있다. 초기 구입 비용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성능을 누리기 위한 조건은 그대로 남아 소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억 넘던 신차가 5천만 원대가 된 배경
주인공은 마세라티 기블리다. 2023년형 기준, 이 차의 공식 신차 시작 가격은 1억 3,6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블리 2.0 GT 하이브리드 모델의 평균 시세는 5,200만 원에서 6,20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신차 대비 최대 8,000만 원 수준의 감가가 이뤄진 셈이다.실제 매물을 보면 상황은 더 명확하다. 주행거리 13,256km의 한 중고 매물은 5,200만 원 선에 올라와 있다. 주행거리가 2,034km, 6,517km로 신차급에 가까운 매물들 역시 6,200만 원대에 거래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 사진=마세라티
가격은 내렸지만 성능은 그대로 남았다
가격표는 크게 달라졌지만 차량의 핵심 가치는 여전하다. 기블리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f·m의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 자리 잡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7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준대형 세단이라는 점을 잊게 만든다.복합 연비는 리터당 8.9km/L 수준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75mm, 전폭 1,945mm, 휠베이스 3,000mm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까지 확보했다. 성능과 공간, 어느 하나 타협하지 않은 구성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실내 / 사진=마세라티
반값의 유혹 뒤에 숨겨진 현실적 조건
단종 모델이라는 점은 희소성이라는 장점과 유지 관리의 어려움이라는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개성 있는 수입 세단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하지만 수입 고성능 세단 특유의 높은 유지비와 소모품 교체 비용은 반드시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수십만 원에 달하는 정비 공임과 부품 대기 시간은 반값의 매력을 상쇄할 수 있는 변수다. 단순히 초기 구입 비용의 저렴함에만 현혹되기보다는 본인의 연간 주행 패턴과 예산 계획을 냉정하게 대조해 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세단의 감성을 누리기 위해선 철저한 차량 상태 검증과 장기적인 유지 전략이 필수다.
마세라티 기블리 / 사진=마세라티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