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단말기 없어도 가능한 ‘무정차 통과’, 번호판 인식 기술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

전국 9개 요금소 시범 운영 완료, 앞으로 고속도로 풍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스마트 톨링 개요 / 오스코
스마트 톨링 개요 / 오스코


고속도로 요금소 앞에서 하이패스 차로를 찾느라 급하게 핸들을 꺾거나, 단말기 오류로 속도를 줄여야 했던 경험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될 전망이다. 차량이 멈추지 않아도 통행료가 저절로 결제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핵심은 ‘번호판 인식’ 기술과 ‘무정차 통과’, 그리고 ‘사후 납부’ 시스템의 결합에 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은 우리의 주행 습관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새로운 방식의 이름은 ‘스마트 톨링’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고속도로 요금소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차량도, 심지어 현금을 준비하지 않은 운전자도 더는 요금소 앞에서 멈칫할 필요가 없다.

단말기 유무와 상관없이, 번호판만으로 요금을 낸다



하이패스 표지판 / 로드로그
하이패스 표지판 / 로드로그


기존 하이패스와 무엇이 다른 걸까. 가장 큰 차이는 통행료 부과 기준이 단말기에서 차량 번호판으로 확대된 점이다. 요금소에 설치된 고성능 카메라와 레이저 센서가 달리는 차량의 번호판을 순식간에 포착하고 차종까지 정확히 분류해 요금을 산정한다.

하이패스 장착 차량은 기존처럼 자동으로 요금이 처리된다.
단말기가 없는 차량은 인식된 번호판 정보를 바탕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운전자가 미리 한국도로공사 시스템에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통행 후 자동으로 결제되고, 등록하지 않았다면 문자나 우편으로 고지서가 발송된다. 고속도로 통행료 앱을 통한 납부도 물론 가능하다.

하이패스 단말기 구매나 카드 충전이 번거로웠던 운전자라면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다. 요금소 앞에서 차로를 급하게 바꾸는 위험한 상황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이패스 전경 / 로드로그
하이패스 전경 / 로드로그


시속 100km로 달려도 정체는 없다



단순히 결제가 편해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스마트 톨링의 진짜 목표는 요금소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병목 현상’ 해소에 있다. 차량들이 요금을 내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멈추고, 다시 가속하는 과정에서 생기던 교통 정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미 전국 9개 주요 요금소에서 1년 넘게 진행된 시범 사업을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됐다. 기존 하이패스는 안전을 위해 시속 80km 이하 통과를 권장했지만, 스마트 톨링은 실제 주행 속도인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번호판을 정확히 인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스마트톨링 톨게이트 / 로드로그
스마트톨링 톨게이트 / 로드로그


이제 운전자는 고속도로 본선과 거의 동일한 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수 있다. 이는 운전자의 피로감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물류 운송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리적인 요금소 구조물 자체가 점차 사라질 미래도 그려볼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 방식은 ‘멈추는 시대’에서 ‘읽히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스마트 톨링의 전국적인 확대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대한민국의 도로 교통 시스템 전체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