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원대 파격적인 가격으로 등장한 ‘가성비 끝판왕’
내 맘대로 꾸미는 ‘백지’ 플랫폼에 전 세계 캠퍼들 ‘열광’
픽업트럭 하이럭스 챔프 / 출처 : 토요타
치솟는 물가와 함께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카플레이션(Carflation)’ 시대에 역주행하는 가격표를 단 자동차가 등장해 화제다. 토요타가 작정하고 내놓은 1,000만 원대 픽업트럭이 그 주인공이다. 화려한 옵션보다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인 ‘이동’과 ‘운송’에 집중한 이 모델에 전 세계 실속파 운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옵션 다 빼고 가격 다이어트 성공
토요타가 태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 ‘하이럭스 챔프(Hilux Champ)’는 철저하게 실용주의를 표방한다. 현지 판매 시작가는 약 45만 바트, 한화로 환산하면 약 1,700만 원 수준이다. 경차 한 대 값에 튼튼한 픽업트럭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이럭스 챔프 / 토요타
이러한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과감한 ‘덜어내기’ 전략 덕분이다. 실내는 최근 신차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대형 디스플레이나 터치 패널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직관적인 아날로그 계기판과 물리 버튼이 그 자리를 채웠다. 전자 장비가 최소화된 만큼 고장 확률이 낮고, 혹여 부품이 파손되더라도 저렴하고 쉽게 교체할 수 있다. 생계형 수단으로 차량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유지비 절감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갖췄다.
레고처럼 조립하는 나만의 차
하이럭스 챔프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 구조’다. 제조사가 완성된 형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차주가 필요에 따라 뒷공간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백지(Blank Canvas)’ 상태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차량 데크 곳곳에는 별도의 가공 없이 장비를 연결할 수 있는 볼트 구멍이 마련돼 있다.
토요타 픽업트럭 하이럭스 챔프 / 토요타
이러한 구조 덕분에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평일에는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용달 트럭으로 사용하다가, 주말에는 캠핑 모듈을 얹어 차박용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다. 소자본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이동식 카페나 푸드트럭으로도 손색이 없다. 규격화된 연결부 덕분에 서드파티 업체들이 내놓은 다양한 액세서리를 레고 블록처럼 쉽게 탈부착할 수 있어 개조 비용 부담도 크게 낮췄다.
작지만 강한 짐꾼의 본능
저렴하다고 해서 성능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파워트레인은 2.0L, 2.7L 가솔린 엔진과 2.4L 디젤 엔진으로 구성된다. 주력인 2.4L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고속 주행보다는 무거운 짐을 가득 싣고도 언덕길을 거뜬히 오를 수 있는 토크 위주의 세팅이다.
토요타 픽업트럭 하이럭스 챔프 측면 / 출처 : 토요타
휠베이스는 용도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나뉘며, 짧은 휠베이스 모델은 회전 반경이 4.9m에 불과하다. 좁은 골목길이 많은 도심이나 비포장도로에서도 날렵한 기동성을 자랑한다. 안전 사양 역시 ABS와 에어백 등 필수 요소는 기본으로 갖췄으며, 후륜 구동 기반의 안정적인 무게 배분으로 적재 안정성을 높였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이 차량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1톤 트럭인 포터와 봉고의 디젤 모델이 단종되고 LPG 터보 모델로 전환되면서, 강력한 디젤 픽업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내 캠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저렴한 베이스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만큼, 만약 국내에 출시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의 이번 실험이 고가 정책 일변도인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