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수입차 판매 5위에 오른 BYD, 그 뒤를 이어 지커와 샤오펑도 한국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관심은 뜨겁지만, 업계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진짜 이유.

지커 7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커 7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지난 1월, 쟁쟁한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판매 순위 5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거대한 변화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는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 연이어 등장하는 신규 모델, 그리고 아직 넘어야 할 신뢰도의 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이들의 등장은 국내 시장에 위협일까,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의미할까?

볼보·아우디 넘어선 BYD의 돌풍



샤오펑 P7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샤오펑 P7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의 성장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진출해 연간 6,107대를 판매하며 10위권에 안착하더니, 올해 1월에는 1,347대를 팔아 BMW, 벤츠, 테슬라, 렉서스 바로 뒤를 이었다. 불과 1년 만에 볼보와 아우디 같은 브랜드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중국 전기차를 ‘가성비’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시점이 왔음을 시사한다.

지커와 샤오펑, 상반기 출격 대기



BYD가 길을 열자 후발 주자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볼보, 폴스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중형 전기 SUV ‘7X’를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615km 주행, 16분 만에 80%까지 채우는 급속 충전, 제로백 3.8초(AWD 기준)의 강력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5천만 원대로 예상돼 시장의 기대를 모은다.

자율주행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샤오펑(Xpeng)’ 역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중형 세단 P7 또는 SUV G6를 통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최대 7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테슬라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소비자 지갑 여는 ‘합리적 가격’



중국 전기차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의 중심에는 단연 ‘가격’이 있다. 한 모빌리티 플랫폼 조사에서 응답자의 64.3%가 구매 고려 이유로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을 정도다. 실제로 BYD의 소형 해치백 돌핀은 보조금을 적용하면 2천만 원대 초반에 구매가 가능해, 국산 경차와 경쟁하는 가격대를 형성했다.

BYD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씨라이언 6 DM-i’ 출시도 계획 중이다. 순수 전기로만 100km 이상, 총 1,6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해 장거리 운행이 잦은 가족 단위 소비자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은 신중론, 넘어야 할 신뢰의 벽



하지만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업계 일부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렌터카 업체들은 중국 전기차 도입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차량 운용 후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즉 ‘잔존가치’가 수익과 직결되는데, 아직 검증되지 않은 중국차를 대규모로 도입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소 3~4년간의 판매 데이터와 중고차 시세가 쌓여야 본격적인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BYD가 서비스 거점을 26개까지 확대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서비스 인프라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지커와 샤오펑의 성공 여부가 향후 다른 중국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속도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