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장미’ 북상 시작
한반도 영향 가능성에 기상청 긴장

제6호 태풍 ‘장미’가 북서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해 세력을 키우며 북상하고 있다. 현재로선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을 지나갈 가능성이 크지만, 태풍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올여름 심상치 않은 기후 흐름이 겹치면서 국내 기상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고 폭염 가능성까지 커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태풍 자체보다도 장마전선과 결합한 집중호우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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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강해지는 태풍 ‘장미’…한반도 향할 가능성은

기상청에 따르면 제6호 태풍 ‘장미(JANGMI)’는 팔라우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뒤 북서진하고 있다. 28일 오전 기준 중심기압은 998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9m 수준이다. 아직은 강도 1 수준이지만, 뜨거운 해역을 지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기상청은 장미가 29일 강도 2로 발달한 뒤, 오는 30일부터는 강도 3 수준까지 세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1일에는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190km 해상까지 접근하며 최대풍속 초속 40m 안팎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예보만 놓고 보면 태풍 장미가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거나 근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본 류큐열도 부근을 지나 동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태풍은 발생 초기일수록 진로 변동성이 큰 데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범위에 따라 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 역시 “현재로선 직접 영향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태평양고기압 위치 변화에 따라 진로가 달라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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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보다 무서운 건 ‘폭우’…장마와 겹치면 피해 커진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태풍 자체보다도, 태풍이 끌어올리는 수증기와 장마전선이 결합할 가능성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국내 여름철 재난은 태풍의 직접 상륙보다 기록적인 집중호우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은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아 강도를 유지하기 쉬워지고, 대기 중 수증기량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쏟아붓는 극한호우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는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 가능성이 평년보다 높다고 전망했다. 북극 해빙 감소와 북태평양 고수온 현상 등이 겹치며 한반도 주변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엘니뇨 영향까지 더해질 경우 남부 지방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태풍 수증기가 유입되면, 국지성 폭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태풍 장미가 한반도를 직접 지나가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으로 많은 비와 강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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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장마철 앞두고 행동요령 숙지해야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는 태풍 경로 자체보다 ‘장마 대비’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도심 저지대와 반지하 주택, 하천 인근 지역은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쏟아질 경우 침수 피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태풍과 집중호우 시 행동요령 숙지를 당부하고 있다. 우선 집 주변 배수구와 하수구를 미리 점검해 물이 원활히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창문은 강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창틀과 단단히 고정하고, 바람에 날릴 수 있는 물건은 실내로 옮기는 것이 좋다.

침수 우려 지역에 차량을 주차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집중호우 시 지하차도나 하천 주변 도로는 순식간에 물이 차오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태풍이나 호우 특보가 발효될 경우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청 재난 문자와 실시간 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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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풍이 불 때는 유리창 근처를 피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전이나 침수 상황에 대비해 손전등, 식수, 비상식량,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등 비상용품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북서태평양에서 27개의 태풍이 발생했음에도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이동 경로나 강도, 폭우 양상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수가 평년 수준인 2.5개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태풍 장미가 실제로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본격적인 여름 재난 시즌이 시작됐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