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야심작 ‘필랑트’, 출시 초반부터 팰리세이드 판매량 넘어서며 준대형 SUV 시장에 파란.
독특한 쿠페형 디자인과 뛰어난 하이브리드 연비, 현대·기아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필랑트 / 르노코리아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4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작은 파문이 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양분하던 견고한 성벽에 르노코리아가 예상치 못한 균열을 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등장한 준대형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있다.
필랑트는 단순히 신차 효과를 넘어, 차별화된 디자인과 뛰어난 상품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삼박자를 무기로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과연 이 돌풍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까, 아니면 국산 SUV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게 될까.
현대·기아 독주에 던진 출사표
필랑트 / 르노코리아
지난 3월 국산차 판매량 집계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르노코리아 필랑트가 4,92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단숨에 전체 9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고객 인도가 3월 2주차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상위 10위권이 현대차와 기아 모델로 채워지는 것이 당연시되던 최근의 흐름에 제동을 건 셈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같은 기간 2,134대가 팔린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준대형 SUV 시장의 전통적 강자를 출시 초반부터 넘어섰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필랑트라는 새로운 선택지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익숙함 대신 선택한 쿠페형 디자인
필랑트 / 르노코리아
필랑트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디자인이다. 정통 SUV의 투박함 대신 유려한 루프 라인을 지닌 쿠페형 스타일을 채택해 스포티하고 세련된 감성을 강조했다. 이는 ‘쏘렌토’,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익숙한 디자인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장 4,915mm, 전폭 1,990mm의 차체는 중형 SUV인 싼타페보다 크고 팰리세이드보다는 소폭 작지만, 1,645mm의 낮은 전고 덕분에 시각적으로는 훨씬 날렵하고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체급의 존재감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국산 SUV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실루엣이 필랑트의 핵심 차별점이다.
디자인에 가려진 진짜 매력, 실내와 연비
필랑트 실내 / 르노코리아
외관에 감탄한 소비자들이 실내를 들여다보면 또 한 번 만족하게 된다.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러는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보장한다.
특히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도 놓치지 않았다. 동급 최고 수준의 2열 레그룸을 확보해 온 가족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E-테크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50마력의 넉넉한 힘과 15.1km/L라는 뛰어난 공인 연비까지 갖췄다. 디자인, 공간, 효율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구성이다.
합리적 가격까지, 4월 시장이 더 기대되는 이유
필랑트 실내 / 르노코리아
필랑트의 가격은 4,331만 원부터 시작한다. 크기와 상품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르노코리아는 4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초기 흥행 열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결국 필랑트의 선전은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독보적인 디자인, 만족스러운 실내 공간과 효율, 그리고 납득할 만한 가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대·기아 일색의 시장에 지루함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게 필랑트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랐고, 이는 르노코리아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