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EV3 사이, 절묘한 크기로 등장한 소형 전기 SUV

국내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이 디자인’ 덕분에 출시 전부터 관심 폭발



5월의 맑은 날씨와 함께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산차를 연상시키는 친숙한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실용성, 그리고 만족스러운 주행거리를 앞세운 신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 캐스퍼와 기아 EV3를 동시에 겨냥한 듯한 이 모델에 현지 소비자들이 술렁인다. 과연 유럽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 전기 SUV의 정체는 무엇일까.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 스코다가 공개한 소형 전기 SUV ‘에픽(Epiq)’이 그 주인공이다. 에픽은 스코다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모던 솔리드(Modern Solid)’가 반영된 첫 양산형 콘셉트 모델로, 공개 직후부터 디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디자인만 보면 국산차? 익숙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기아 EV 시리즈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디자인 유사성은 높은 편이다. 에픽의 전면부는 T자형 LED 주간주행등과 좌우를 가로지르는 수평형 라이트 바가 특징이다. 짧은 오버행과 각진 휠 아치는 소형 SUV지만 단단하고 다부진 인상을 준다.
특히 범퍼 하단의 수직형 에어 인테이크와 검은색 클래딩의 조합은 기아의 최신 전기차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다고 얕보면 안 될 실용성, 공간 활용의 정점을 보여준다



크기만 보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에픽의 전장은 4,171mm로, 국내 경형 SUV인 캐스퍼보다는 크고 최근 출시된 EV3보다는 약간 작다. 절묘한 포지셔닝이다.
하지만 공간 활용성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기본 트렁크 용량만 475ℓ에 달하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44ℓ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25ℓ 용량의 프렁크(앞쪽 수납공간)까지 더했다. 이 정도면 주말 나들이용 짐이나 대형마트 장보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실내 역시 친환경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시트에는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지속가능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운전석에는 5.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3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자리한다. 최근 터치 방식으로 통합되는 추세와 달리,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둔 점도 눈에 띈다.

핵심은 주행거리와 가격, EV3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성능은 어떨까. 에픽은 폭스바겐 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폭스바겐 ID.2, 쿠프라 라발 등과 뼈대를 공유하는 형제차인 셈이다.
라인업은 총 3가지로 구성된다. 기본형인 ‘에픽 35’는 38.5kWh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으로 최대 310km를 달린다. 가장 주목받는 최상위 트림 ‘에픽 55’는 55kWh 배터리와 211마력 전기 모터를 조합해 44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7.4초가 걸린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독일 현지 기준 3만 2100유로(약 4,750만 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211마력의 최상위 트림 기준 가격으로, 기본형 모델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에픽이 향후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BYD는 물론 기아 EV3와 직접 경쟁할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용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