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안 좋을까 봐” 30년간 여성 호르몬 주사 맞지 않았던 속사정

6년 전 병원에서 받은 진단, 뼈 상태가 80세 노인보다 심각했다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뼈 상태 비교.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털 홈페이지 캡처.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뼈 상태 비교.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털 홈페이지 캡처.


국내 1호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가 성전환 수술 30년 차를 맞아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이어온 한 가지 신념이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올해 51세인 하리수는 1995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간 건강에 대한 우려로 여성 호르몬 주사를 꾸준히 맞지 않는 선택을 했다. 이 결정이 6년 전, 뜻밖의 진단을 받는 배경이 됐다.

간 건강 우려가 뜻밖의 결과로 이어졌다



방송인 하리수가 골다공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유튜브 채널 ‘TG걸스’
방송인 하리수가 골다공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유튜브 채널 ‘TG걸스’


예상치 못한 문제는 뼈에서 발생했다. 하리수는 유튜브 채널 ‘TG걸스’를 통해 “여성 호르몬을 꾸준히 맞으면 간에 안 좋을 수 있다고 해서 주사를 안 맞고 살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결과로 6년 전 골다공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당시 그의 뼈 상태는 심각했다. 하리수는 “80세 할머니보다 내 뼈가 더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다른 건강 문제를 불러온 셈이다.

호르몬 결핍이 뼈에 구멍을 만들었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이 생겨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는 질환이다.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 폐경을 겪으며 골량이 급격히 줄어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뼈의 흡수를 막고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리수의 사례는 질병이나 약물, 호르몬 결핍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골다공증’과 관련이 깊다. 성호르몬 결핍은 이차성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속적인 호르몬 보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으로 불린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척추뼈가 약해져 키가 줄어들거나, 가벼운 기침에도 뼈가 부러진 뒤에야 발견하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점은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경각심을 준다.

전문의들은 성장기부터 꾸준한 운동과 영양 관리가 중요하며,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건강을 미리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호르몬 변화를 겪는 시기라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