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의 ‘리틀 포레스트’부터 손예진의 ‘클래식’까지, 비 오는 날 감성 충전 넷플릭스 영화 추천

창밖 빗소리는 최고의 배경음악, 지금 당장 담요 속으로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감성 자극 영화들

추석 연휴지만, 창밖에는 야속한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북적이는 귀성길과 손님맞이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다면, 넷플릭스 리모컨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몰입하기 좋은, 추석 연휴의 감성을 한껏 채워줄 영화 5편을 소개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 ‘클래식’



영화 클래식(2003) / 넷플릭스
영화 클래식(2003) / 넷플릭스
비가 오면 유독 옛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한국 로맨스 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 **‘클래식’**은 그런 날을 위한 완벽한 처방이다.

엄마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와 딸의 현재 사랑이 교차하며 펼쳐지는 서사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을 울린다. 특히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두 주인공이 함께 재킷을 쓰고 달려가는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이라는 OST가 흘러나오면 여운은 배가 된다.

자연이 차려준 따뜻한 밥상, ‘리틀 포레스트’

영화 리틀 포레스트 / 넷플릭스
영화 리틀 포레스트 / 넷플릭스


도시의 팍팍한 현실에 지쳤다면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가 제격이다.

꿈을 찾아 서울로 왔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혜원(김태리)이 고향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로 한 끼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준다. 특별한 악역이나 극적인 갈등 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영화는, 관객에게 잠시 잊고 있던 삶의 여유와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빗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흙냄새, 맛있는 음식 소리는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빗소리가 최고의 OST가 되는 순간, ‘비긴 어게인’

영화 비긴 어게인 / 넷플릭스
영화 비긴 어게인 / 넷플릭스
음악 영화를 좋아한다면 존 카니 감독의 **‘비긴 어게인’**을 빼놓을 수 없다.

스타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퇴물이 된 댄(마크 러팔로)과, 실연의 상처를 안고 거리에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의 만남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음악이 된다.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녹음하는 장면들은 영화의 백미. 특히 빗소리가 더해진다면 영화 속 OST는 더욱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실패와 상처를 딛고 다시 시작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희망을 전한다.

첫사랑의 풋풋함 그대로, ‘20세기 소녀’

영화 20세기 소녀 /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 넷플릭스
1999년의 아날로그 감성을 흠뻑 느끼고 싶다면 **‘20세기 소녀’**가 좋은 선택이다.

친구의 짝사랑을 관찰해주다 자신도 모르게 첫사랑에 빠져드는 보라(김유정)의 이야기는 풋풋함 그 자체다. 삐삐, 공중전화, 캠코더 등 Y2K 감성 소품들과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는 2040 세대에게는 추억을, 그 이하 세대에게는 새로운 설렘을 안겨준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보기 좋은 작품이다.

도시 남녀의 현실 로맨스,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 넷플릭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 넷플릭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각자의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화려함 뒤에 가려진 외로움과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비 오는 도시의 풍경과 어우러져, 인물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온다.

지금 도시에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볼 만한 작품이다.

궂은 날씨가 오히려 반가워지는 순간, 따뜻한 담요와 함께 감성을 채워줄 영화 한 편으로 온전한 휴식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