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종가 영국 9월 판매량 1위 꿰찬 중국산 SUV
단순한 ‘저가 공세’ 아니었다…유럽 시장 판도 변화의 신호탄
자동차의 종가로 불리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9월 한 달간 가장 많이 팔린 차가 전통의 강자인 영국이나 독일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소식이다. 현지 매체들도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알렸다.
이번 결과는 ‘중국차는 저가형’이라는 오랜 통념이 깨지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발생한 일이어서 업계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영국 9월 시장,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영국의 9월 신차 등록 대수는 35만 51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하며 2017년 이후 가장 큰 9월 시장을 형성했다. 시장이 커지는 동안 내부 구성은 급격히 변했다. 가솔린 차량은 6.7% 줄어든 반면, 순수 전기차는 9만 9,199대가 팔리며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이런 격변의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른 차는 중국 체리자동차 계열의 ‘재쿠 7’이었다. 재규어도, 폭스바겐도 아니었다. 단순히 한 모델의 돌풍으로 그치지 않았다. BYD의 ‘씰리온 7’ 역시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에 이어 전기차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짝 흥행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시작점
물론 9월은 영국 특유의 번호판 교체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는 특수성이 있다. 월간 판매량 1위가 연간 누적 판매량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중국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의 틈새를 성공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2026년까지 전기차 의무 판매 비중 33%를 목표로 내건 상황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보조금과 할인 경쟁에 내몰렸다. 바로 이 지점을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략한 것이다.
한국 시장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영국 시장의 결과는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진다. 이미 BYD, 체리 등 주요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 확인된 상품성과 경쟁력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됐다.
재쿠 7과 BYD가 영국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경험은 다른 시장으로 확장될 중요한 자산이다. ‘저렴해서 사는 차’에서 ‘그냥 잘 팔리는 차’로 바뀌는 이 흐름이, 머지않아 한국 소비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질지 모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