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영원할 것”이라더니… EQ 전용 디자인 버리고 CLA·GLC 택한 벤츠
마이바흐 전기 SUV도 함께 제외, 전기차 전략 대수술 나선 진짜 이유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인 EQ 시리즈 일부가 예상보다 빨리 무대에서 내려온다. 불과 몇 년 전 야심 차게 등장했던 전용 전기차 모델들의 빈자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핵심은 EQE 세단과 마이바흐 EQS 680 SUV다. 이들 모델이 오는 2027년 미국 라인업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초기 EQ 전용 디자인에서 CLA·GLC 중심으로 전략이 바뀌는 중대한 신호다.
잘 나가던 EQ 시리즈, 갑자기 사라지는 이유
이번 라인업 조정은 벤츠 관계자가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를 통해 공식 확인한 내용이다. 발표에 따르면 2027년형 미국 라인업에서 일반 EQE 세단과 고성능 버전인 메르세데스-AMG EQE 세단이 모두 제외된다.
변화의 칼날은 최고급 라인업도 피해 가지 못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와 AMG S63 E 퍼포먼스 역시 같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디자인을 앞세웠던 초기 전략의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EQ 시리즈의 부진한 판매량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오히려 기존 벤츠 고객들에게는 이질적으로 다가왔고,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용 모델을 유지할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반면, 새롭게 힘을 받는 모델은 CLA와 GLC다. 벤츠는 이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 MMA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디자인과 이름을 유지하면서 전동화 전환의 연착륙을 시도하는 전략이다.
내 EQE는 괜찮나, 구매 고려했다면 확인할 점
EQE 구매를 앞두고 있거나 이제 막 차를 인도받은 소비자라면 이번 소식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장 내가 타는 차가 몇 년 뒤 단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 이번 변경은 미국 2027년형 라인업에 한정된 발표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의 EQE 판매 지속 여부나 글로벌 생산 계획이 공식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벤츠 본사의 전략 방향이 바뀐 만큼, 국내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결정은 전기차 전용 모델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전기차다운 개성을 원했던 소비자와 기존 내연기관차의 익숙함을 원했던 소비자 사이에서 벤츠의 고민이 깊었음을 짐작게 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