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냉장고 묵은지, 신맛 잡고 감칠맛 올리는 단 하나의 과정

설탕보다 중요한 ‘이 순서’만 지키면 밥도둑 김치찜이 완성된다

사진 : 묵은지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묵은지
냉장고 한구석에 자리 잡은 묵은지는 주부들의 오랜 고민거리다. 시큼한 맛이 강해 그냥 먹기엔 부담스럽고, 찌개를 끓여도 어딘가 부족한 맛이 나기 일쑤다. 많은 이들이 특별한 양념이나 비법 육수를 떠올리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조리 순서 변경에 있다.

돼지고기 김치찜의 깊은 맛을 내는 핵심은 바로 ‘고기’를 다루는 방식이다. 재료를 한 번에 넣고 끓이는 대신, 돼지고기에 한 가지 과정만 추가하면 식당에서 파는 것 못지않은 감칠맛을 낼 수 있다. 상황은 이렇다.

돼지고기부터 구워야 진짜 맛이 난다

본격적인 조리에 앞서 냄비를 먼저 달구고 돼지 목살 500g의 겉면부터 노릇하게 구워주는 것이 첫 단계다. 속까지 완전히 익힐 필요는 없다. 고기 표면의 단백질이 열과 만나면서 고소한 풍미를 만들어내고, 이 맛이 국물 전체의 기반이 된다. 그냥 삶을 때보다 훨씬 깊고 진한 국물 맛을 내는 비결이다.
사진 : 묵은지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묵은지
고기 겉면이 익으면 묵은지 반 포기와 김치 국물 반 컵을 넣는다. 이때 묵은지는 길게 통으로 넣어야 오래 끓여도 형태가 뭉그러지지 않고 보기 좋게 완성된다. 여기에 큼직하게 썬 감자 한 개와 통마늘 대여섯 개를 더해준다.

묵은지 신맛, 설탕 반 스푼이 해결한다

사진 : 설탕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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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의 쿰쿰하고 강한 신맛은 김치찜의 맛을 해치는 주범이다. 이때 설탕 반 스푼이 해결사 역할을 한다. 설탕의 단맛이 신맛을 중화시켜 맛의 균형을 부드럽게 맞춘다. 양조간장 세 스푼과 후추로 기본 간을 하고, 재료가 자작하게 잠길 만큼 물 700ml를 부어 끓이기 시작한다.
사진 : 묵은지 김치찜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묵은지 김치찜


중불에서 약 30분간 푹 끓여 묵은지가 부드러워지고 고기와 감자가 충분히 익었을 때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타이밍이다. 성급하게 다른 채소를 미리 넣으면 안 된다.

양파와 대파는 마지막에 넣는 이유

모든 재료가 충분히 익어 국물 맛이 우러났을 때, 채 썬 양파를 넣는다. 양파를 처음부터 넣고 끓이면 형체도 없이 녹아 국물이 지저분해지고 단맛만 강해진다. 마지막에 넣어야 양파 특유의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살아난다.
사진 : 묵은지 김치찜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묵은지 김치찜


불을 끄기 직전, 어슷하게 썬 대파와 홍고추를 넣고 5분만 더 끓여주면 완성이다. 잘 익은 묵은지를 길게 찢어 부드러운 목살에 감싸 먹으면 밥 한 공기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냉장고 속 처치 곤란 묵은지가 있다면, 오늘 저녁 메뉴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