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의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의 한 렌터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 (출처=X)
지난 16일 오후 6시,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근처 렌터카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삽시간에 주차장 전체를 집어삼켰다.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화마 앞에 200대가 넘는 차량들은 속수무책으로 잿더미가 되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화재의 ‘불씨’가 테슬라 전기차였다고 추측하고 있다. 포르투갈 일간지 ‘코헤이우 다 마냐’는 “테슬라에서 시작된 불길이 다른 차량들로 옮겨붙었다”고 보도했고, SIC 뉴스 또한 “주차장 맨 윗층에 있던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고 전했다.
주차장 차량들이 타 버린 모습
이번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40명이 넘는 소방관들이 5시간 넘게 사투를 벌여야 했다. 또한,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짙은 연기로 인해 공항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여러 항공편이 지연되면서 여행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현지 당국은 “주차장 2층에서만 화재가 발생했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 1층에 주차된 차량들도 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건이다. 특히 렌터카 주차장처럼 많은 차량이 밀집된 곳에서 발생한 화재는 더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화재 예방 및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렌터카 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차량 200여 대가 전소된 것은 물론,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친환경적인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 문제 해결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