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안전의 대명사’

볼보 XC60이 누적 판매 270만 대를 돌파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수입 SUV 추천 모델로 항상 거론되는 XC60의 성공 비결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안전한 패밀리카’라는 확고한 철학에 있다.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왕의 귀환? 아니, 새로운 왕의 탄생

자동차의 역사에서 ‘왕’의 칭호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볼보에서 마침내 새로운 왕이 탄생했다. 중형 SUV, XC60이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공식 등극한 것이다.

지금까지 약 50년간 왕좌를 지켜온 것은 전설적인 모델 ‘볼보 240’이었다. 약 268만 대라는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린 240은 볼보 그 자체였다. 하지만 XC60이 누적 판매 270만 대를 넘어서며 반세기 만에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한 대가 많이 팔린 것을 넘어, 시장의 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완전히 넘어왔음을 알리는 선언과도 같다.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과거의 왕, 시대를 정의한 아이콘 ‘240’

새로운 왕을 이해하려면 과거의 왕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1974년에 등장한 볼보 240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었다. “1980년대 스웨덴에서는 집집마다 차고에 있던 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시대의 패밀리카 문화를 정의한 아이콘이었다.

무엇보다 240은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볼보의 철학을 온몸으로 증명한 모델이다. 오늘날 모든 차의 기본이 된 ‘충격 흡수 구역(Crumple zone)’ 개념을 선도적으로 도입했고, 1978년에는 세계 최초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차량에 통합하며 ‘가족의 안전’에 대한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왕의 DNA를 물려받은 현시대의 패밀리카, XC60

볼보 240이 남긴 ‘가장 안전한 차’라는 위대한 유산은 2008년 데뷔한 XC60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XC60은 240이 그랬던 것처럼, 동시대 가장 진보한 안전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었다.

2008년, 지금은 거의 모든 신차에 들어가는 ‘긴급 제동 시스템(City Safety)’을 세계 최초로 기본 탑재한 것이 바로 XC60이다. 2017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은 한발 더 나아가, 마주 오는 차와의 충돌을 스스로 피하는 기술까지 선보이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2025년형 XC60 (출처=볼보자동차코리아)
이러한 독보적인 상품성은 판매량으로 증명된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 등 쟁쟁한 독일 프리미엄 SUV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당당히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본 탑재해 ‘가장 스마트한 패밀리 SUV’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형태는 변했어도, 철학은 그대로

볼보 XC60의 이번 대기록은 볼보의 핵심 가치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계승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xc60 (출처=볼보)
xc60 (출처=볼보)
자동차의 형태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네모반듯한 왜건(240)에서 유려한 SUV(XC60)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어떤 상황에서도 탑승객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볼보의 굳건한 철학은 지난 50년간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들이 볼보를, 그리고 XC60을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이 변치 않는 진심 때문일 것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