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 대항마로 주목받았지만, SUV 열풍에 밀려 존재감 희미해져

파격적인 재고 할인에도 소비자 외면... 결국 단종 수순 밟나



제네시스 브랜드의 막내, G70이 기로에 섰다. 한때 BMW 3시리즈를 정조준하며 국산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새 장을 열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급격한 시장 변화와 애매한 포지션 탓에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모델의 존재 가치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과연 G70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실제 판매량은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최하위권을 맴돈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최근 G70 재고 물량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부 전시장에선 각종 프로모션을 더해 최대 수백만 원에 달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반면 형제차 격인 SUV 모델 GV70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브랜드의 핵심 판매 모델로 자리 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SUV가 모든 것을 삼켜버린 시장의 변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SUV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시장 흐름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 SU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G70과 같은 스포츠 세단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GV70, GV80 등 SUV 라인업과의 판매량 격차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만약 당신이 6천만 원대 예산으로 패밀리카를 고민한다면, 선택은 아마도 G70보다는 GV70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젊고 역동적, 그러나 애매한 포지션



그렇다면 G70만의 매력으로 승부할 수는 없었을까. 문제는 G70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담당해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 역할이 뚜렷하지 않다.

G80이라는 강력한 상위 세단과 비교하면 공간이나 고급감에서 밀리고,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오랜 시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와 같은 수입 경쟁 모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차’가 되어버린 셈이다. 디자인과 주행 성능 등 차량 자체의 완성도는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G70의 미래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단종’이다. 제네시스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판매량이 저조한 G70을 정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모델 개발이 공식적으로 중단되었다는 소식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전동화 모델 라인업에서 G70의 후속을 세단이 아닌 다른 형태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70은 잘 만들어진 차가 맞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은 단순히 할인을 통해 재고를 터는 것보다, 브랜드 라인업 내에서 이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