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 요구로 경찰 재출석 했지만… “피해자 보호 의사 無, 수사 공정성 의문” 변호인 통해 초강수 대응

16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앞,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를 고소한 1천만 유튜버 쯔양(박정원)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그녀는 경찰서로 향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앞,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를 고소한 1천만 유튜버 쯔양(박정원)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그녀는 경찰서로 향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혔다.


“저 같은 사람이 더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16일 오전 9시, 굳은 표정으로 서울 강남경찰서 포토라인에 섰던 1000만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 그녀의 다짐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불과 30분 만에, 쯔양은 돌연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경찰서 문을 박차고 나섰다. 취재진 앞에서 성실한 조사를 약속했던 그녀가 등을 돌린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이건 공정한 수사가 아니다!”… 쯔양 측, 조사 거부 초강수 둔 배경은?

쯔양 측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경찰이 쯔양을 전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였고, 보호에 대한 의사도 없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공정한 수사가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쯔양 측은 경찰 조사의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조사를 중단하고 추후 필요하다면 다시 받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피해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와 존중은커녕, 수사 자체의 공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가세연’ 김세의 고소 → 경찰 불송치 → 검찰 보완수사… 꼬인 타임라인

사건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쯔양은 지난해부터 자신과 주변인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협박, 강요 등을 일삼았다며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 김세의 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2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정보통신망법 위반·협박 혐의는 ‘각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쯔양 측은 즉각 이의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4일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강남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쯔양이 이날 경찰에 출석한 것도 바로 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보완 수사 첫날부터 파행을 맞은 셈이다.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쯔양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고소 취하? 사실 아냐!”… 경찰 불송치 결정, 조목조목 반박

쯔양 측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특히 경찰이 불송치 이유 중 하나로 ‘고소 취하’를 언급한 점에 대해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처음 수원지검에 고소장을 냈다가 사건이 부천 오정경찰서로 배당되자, 신속한 수사를 위해 피의자(김세의) 주소지 관할로 보이는 서초경찰서에 다시 접수하면서 기존 오정경찰서 사건을 취하한 것일 뿐, 김세의에 대한 고소 자체를 취하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스토킹 혐의 불송치에 대해서도 “언론에 밝히진 않았지만, 법원으로부터 김세의를 스토킹 행위자로, 쯔양을 피해자로 명시하고 스토킹 행위 중단을 명령하는 잠정 조치 결정을 두 차례나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약 30~40회 이상 김 대표가 쯔양을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음에도 ‘혐의없음’ 결론이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주변 사람 건드는 건 못 참아”… 쯔양의 눈물과 분노, 그리고 용기

경찰 출석 당시 쯔양은 “나를 계속 괴롭히는 것도 힘들었지만, 내 주변 사람까지 건드는 것은 너무 힘들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며 그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싸우는 것이 두렵고 힘들었지만,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내 조사를 받으러 왔다고도 했다. 비록 이날 조사는 30분 만에 중단됐지만,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문제 제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1000만 유튜버와 수사기관 사이의 이례적인 대치 상황. 쯔양의 ‘조사 거부’ 파문이 향후 수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그녀가 요구하는 ‘공정한 수사’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지, 사회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