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그만두지 않았는데…” 프리 선언 3개월 만에 닥친 현실

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이 퇴사 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고백했다. KBS ‘아침마당’ 캡처
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이 퇴사 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고백했다. KBS ‘아침마당’ 캡처


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이 친정인 방송국에 돌아와 눈시울을 붉혔다. 입사 10년 차에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떠났지만, 퇴사 후 4년의 시간은 계획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는 지난 19일 KBS 1TV ‘아침마당’에 아내 이윤미 씨와 함께 출연해 그간의 사정을 털어놨다.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여기가 이렇게 좋은 곳이구나”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배경에는 목돈이 있었다. 투자 실패와 아파트 청약 당첨이 맞물리면서 자금이 급히 필요했던 상황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이 퇴사 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고백했다. KBS ‘아침마당’ 캡처
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이 퇴사 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고백했다. KBS ‘아침마당’ 캡처


청약 당첨이 퇴사의 시작이었다



물론 대책 없는 퇴사는 아니었다. 김선근은 “충분히 사전 계획을 짜놓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프리랜서 전향 후 3개월이 지나자 일이 완전히 끊겼다.

당시 아내는 전업주부로 두 딸을 키우고 있었다. 수입이 끊기자 생활은 빠르게 무너졌다. 아내 이윤미 씨는 “주부이다 보니 쓸 수 있는 게 카드론밖에 없었다”며 “그걸 당겨 쓰다 보니 빚이 8900만 원까지 늘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부부는 아이들의 돌반지까지 처분해야 했다.

새벽에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한탄만 하던 남편을 일으켜 세운 건 아내였다. 김선근은 낮에 들어올지 모르는 행사 진행을 위해 밤과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현수막 설치, 새벽 배송, 빨래 수거 및 배달, 물류센터 분류 작업 등 가리지 않고 일했다.

몸이 힘든 것은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빨래 배달을 할 때 새벽에 경비원분들이 쌍욕을 하기도 하고, 운전 중 깜빡 졸아 중앙분리대에 부딪칠 뻔한 적도 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지금도 그는 밤에 지역 축제 현수막을 직접 단다고 덧붙였다.

은행원 출신이었던 아내도 다시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10년의 경력 단절로 구직은 쉽지 않았지만, 과거 취득해둔 사회복지사 자격증으로 사회복지재단에 취업했다. 부부는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며 헤쳐 나가고 있다”고 담담히 근황을 전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