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 안 섞인 아이가 형의 유일한 상속인이 된 사연

변호사 “동생은 소송 자격 없지만… 방법은 따로 있다”

최근 갑작스럽게 세
가정불화
상을 떠난 형의 유품을 정리하던 동생 A씨는 종이 한 장을 발견하고 그대로 굳었다. 형과 조카의 관계를 증명하는 ‘유전자 감식 결과지’였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서류상으로는 형의 유일한 상속인이지만, 실제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가 형의 전 재산을 가져갈 상황에 놓인 것이다.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기에 상속 문제는 더 복잡하게 얽혔다.

A씨의 형수는 결혼 10년 차에 집을 나가 다른 남성과 동거를 시작했다. 법적으로 부부 관계가 유지되던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고, 출생신고는 당시 남편이던 A씨 형의 자녀로 했다. 이 상황에서 동생인 A씨가 상속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를 두고 법적 해석이 분분하다.

법은 일단 형수와 아이 편에 서 있다

원칙적으로 동생 A씨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 우리 법은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 ‘친생 추정’을 깨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 소송은 남편이나 아내, 즉 부부 당사자만 제기할 수 있다. 제3자인 동생 A씨는 자격이 없어 소송을 내더라도 법원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법의 문턱 앞에서 눈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서류상 완벽한 상속인이기에 법적으로는 아이가 재산을 모두 상속받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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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증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수민 변호사는 A씨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친생 추정의 힘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 친자 관계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이다. 부부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있는 친족도 제기할 수 있다.

이번 사연이 바로 그 예외에 해당한다. 형수가 집을 나가 다른 남성과 동거 중 아이를 낳았다는 명백한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형이 직접 받아둔 유전자 감식 결과지는 소송의 향방을 가를 핵심 증거다.

A씨는 이 소송을 통해 친자 관계를 부정할 명백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 아이의 상속인 지위가 박탈될 경우, 동생인 A씨가 상속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유전자 감식 결과지를 잘 보관하고, 형수가 집을 나간 시점과 아이가 태어난 시점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증거를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상속재산이 함부로 처분되지 않도록 보전 조치를 검토하는 것도 중요한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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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