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65.7% 폭풍 성장, 테슬라는 14.3%↓ 역성장… 현대차그룹, 북미 선전하며 TOP 3 진입

2025년 1~2월 브랜드별 전기차 인도량 (출처=SNE리서치)
2025년 1~2월 브랜드별 전기차 인도량 (출처=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차 시장(중국 제외)에 그야말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테슬라가 왕좌에서 내려오고, 폭스바겐 그룹이 무서운 기세로 새로운 1위에 등극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발판 삼아 글로벌 TOP 3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25년 시작부터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격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1위 왕좌 교체! 폭스바겐 그룹의 거침없는 질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2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판매량에서 폭스바겐 그룹이 15만 8,000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5.7%나 폭증한 수치다.
폭스바겐 ID.4(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4(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 시리즈, 아우디 Q4 e-트론, 스코다 엔야크 등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들이 유럽(+65%)과 북미(+72%) 시장에서 판매량을 쌍끌이하며 이 같은 ‘파죽지세’ 성장을 이끌었다. 시장 점유율 역시 11.8%에서 16.6%로 껑충 뛰어오르며 화려하게 정상에 등극했다.

테슬라의 ‘굴욕’, 2위 추락… 흔들리는 왕좌, 왜?

한때 전기차 시장의 대명사였던 테슬라는 같은 기간 12만 9,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2위로 내려앉는 충격을 맛봤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3%나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 시장 판매량이 38%나 급감한 것이 뼈아팠고, 북미 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측정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측정면 (출처=테슬라)


업계에서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디자인 및 상품성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 그리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와 정치적 발언 등이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대차그룹 ‘쾌거’, 글로벌 TOP 3 입성!

대한민국 대표 주자 현대차그룹은 2025년 1~2월 약 7만 9,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5%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아이오닉 5, EV6 등 주력 모델과 신차 EV3의 꾸준한 판매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현대 더 뉴 아이오닉 5 측후면 (출처=현대차)
현대 더 뉴 아이오닉 5 측후면 (출처=현대차)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쟁쟁한 현지 경쟁자들을 제치고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8.4%에서 8.3%로 소폭 감소했지만, 순위는 작년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서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판도 바뀐 EV 시장, 이제는 ‘그룹별 전략 싸움’

2025년 초반 글로벌 전기차 시장(중국 제외) 성적표는 더 이상 테슬라의 독주 시대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폭스바겐 그룹의 약진과 현대차그룹의 꾸준한 성장, 그리고 (이번 집계에서는 제외됐지만) 무섭게 추격해오는 중국 브랜드들의 공세 속에서 시장 리더십은 여러 그룹으로 분산되는 양상이다.

이제 전기차 시장 경쟁은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각국의 규제와 보조금 정책 변화, 생산 거점 확보 등 외부 변수에 얼마나 민첩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완성차 그룹 간의 치열한 ‘전략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