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과 작별 선언한 현대차, 하이브리드와 전기로 라인업 대수술

현대 스타리아 디젤 모델 단종이 공식화됐다. 강력한 규제와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장의 반응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현대자동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하이브리드와 곧 출시될 스타리아 전기차로 그 빈자리를 완벽히 메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스타리아 측정면 (출처=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 측정면 (출처=현대차)

잘 가, 디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한때 ‘힘의 상징’으로 통했던 디젤 엔진의 퇴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결정타는 작년 4월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이었다. 이 법으로 인해 스타리아의 주력 시장이었던 어린이 통학 버스나 택배 화물차 용도로 디젤차를 새로 등록하는 길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현대차 스타리아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현대차)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냉정했다. 올해 상반기 디젤차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나 곤두박질쳤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21.6%, 전기차는 무려 42.7%나 폭증하며 디젤의 자리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디젤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신호다.

디젤 없어도 괜찮아, 더 강력한 대안의 등장

현대차는 디젤의 빈자리를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심장을 준비해뒀기 때문이다. 올해 초 출시된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출시와 동시에 계약이 몰리며 단숨에 라인업의 간판 모델로 떠올랐다.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기존 디젤 모델(약 10.8km/L)을 훌쩍 뛰어넘는 13km/L라는 압도적인 연비를 자랑한다. 힘은 부족하지 않으면서 소음과 진동은 크게 줄어, 패밀리카를 찾는 아빠들은 물론 상용차 운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굳이 시끄럽고 유지비 부담이 있는 디젤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현대차 스타리아 실내 (출처=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 실내 (출처=현대차)


진짜 주인공의 등장 예고, 스타리아 EV

하이브리드가 현재라면, 순수 전기차는 스타리아의 미래다. 현대차는 디젤의 단종과 함께 스타리아 EV(전기차) 모델의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막바지 품질 테스트가 한창이며,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시장에 출격할 예정이다.
현대 스타리아 EV 테스트카 (출처=패밀리 스타리아’ 카페)
현대 스타리아 EV 테스트카 (출처=패밀리 스타리아’ 카페)
스타리아 EV는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초반 가속력과 소름 돋는 정숙성, 저렴한 전기 요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넉넉한 실내 공간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사업인 ‘목적기반차량(PBV)’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거는 기대가 크다. 1톤 트럭 포터를 디젤에서 전기차로 성공적으로 변신시킨 경험이 있기에 자신감은 충분하다.

현대차 라인업, 디젤은 이제 ‘이 차’ 하나뿐

스타리아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차의 국내 판매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을 품은 차는 사실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이 유일하게 남게 됐다. 한때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주력 모델 대부분에 디젤 라인업을 운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현대차 스타리아 측후면 (출처=현대차)
현대차 스타리아 측후면 (출처=현대차)
이는 현대차가 디젤 시대의 완전한 종언을 고하고, 전동화라는 미래를 향해 얼마나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덜덜거리는’ 디젤 엔진의 시대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