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드론까지 등장 예고, ‘캥거루 운전’은 옛말… 정속 주행만이 살길

구간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휙 가속하는 ‘캥거루 운전’. 이젠 정말 옛날이야기가 됐다. “평균 속도만 맞추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99%의 운전자가 모르는 ‘3중 함정’이 과태료 고지서와 함께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간 단속 카메라 종류


최근 과속 고지서를 받고 황당함을 토로하는 운전자 A씨. 그는 분명 구간 내 평균 속도를 맞췄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최신 구간단속 시스템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작’부터 ‘끝’까지… 3번 잡는 단속 시스템

비밀은 ‘3중 단속 체계’에 있다. 첫째, **‘진입 순간 속도’**다. 구간 시작 지점 카메라는 단순한 타이머가 아니다. 그 자체가 시속을 재는 독립된 과속 단속기다. “어, 카메라다”하며 브레이크를 늦게 밟는다면, 진입하는 순간 이미 ‘찰칵’이다.

구간 단속 카매라
둘째는 ‘종료 지점 속도’. 긴 구간을 인내하고 나왔다는 해방감에 가속 페달을 힘껏 밟는 심리를 정확히 노린다. 종료 지점의 카메라도 통과 순간의 속도를 여지없이 측정한다. 평균 속도를 잘 지켜왔더라도 마지막 순간의 과속은 그대로 적발된다.

마지막 셋째가 바로 우리가 아는 **‘구간 평균 속도’**다. 시작과 끝 지점에서 용케 속도를 맞췄다 해도, 중간에 과속해 두 지점 통과 시간으로 계산한 평균치가 기준을 넘으면 어김없이 단속망에 걸린다.
구간 단속 종점 통화 속도 단속 카메라


“휴게소 꼼수?” AI 드론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촘촘한 단속이 가능해진 것은 ‘다차로 레이더’ 기술 덕분이다. 과거처럼 특정 차선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로의 차량 수십 대를 동시에 추적한다. 차선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카메라를 피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운전자들 사이 ‘비기’로 통하던 ‘휴게소 꼼수’도 막혔다. 과거엔 구간 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러 시간을 보내 평균 속도를 낮추는 게 가능했다.
기흥휴게소 진입로
하지만 최신 시스템은 다르다. 휴게소 진입로와 진출로에 설치된 별도 카메라가 차량의 체류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낸다. 그리고 이 시간을 총 주행 시간에서 제외한, ‘순수 주행 시간’만으로 평균 속도를 산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아예 AI 드론을 띄우거나, 한 대의 카메라가 양방향 차선을 모두 감시하는 신기술까지 속속 도입되며 ‘꼼수 운전’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결국 ‘잔머리’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구간단속의 진짜 목적은 벌금이 아니라 교통 흐름을 안정시켜 사고를 막는 것이다. 실제로 구간단속 도입 후 해당 구간 사고율은 최대 30%까지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이제 운전자에게 남은 답은 하나. 계기판의 속도계를 믿고 묵묵히 ‘정속 주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 지갑과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