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90 신화’ 주역 토마스 잉엔라트 CDO 전격 복귀
폴스타 CEO 경험 더해 차세대 전기차 디자인 진두지휘
콘셉트 쿠페 - 출처 : 볼보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디자인의 마술사’가 돌아옵니다. 볼보자동차는 최근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가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복귀한다고 밝혔습니다. 폴스타 CEO로 자리를 옮긴 지 약 9년 만의 귀환입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임원 복직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 다시 디자인 펜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차세대 볼보 디자인이 보여줄 파격적인 변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토르의 망치’ 만든 전설의 귀환
40.1 / 40.2 콘셉트 - 출처 : 볼보
토마스 잉엔라트는 2012년 볼보에 수석 디자이너로 처음 합류했습니다. 당시 ‘안전하지만 투박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볼보의 이미지를 뿌리째 바꾼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XC90, V90, XC40 등은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며 브랜드의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특히 볼보의 상징이 된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와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실내 디자인은 그의 지휘 아래 정립된 디자인 정체성입니다. 볼보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최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가 돌아왔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CEO 경험 장착하고 전기차 디자인 혁신 예고
폴스타 1 - 출처 : 볼보
그는 2017년 볼보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Polestar)가 분사할 당시 CEO로 선임되어 자리를 옮겼습니다. 디자이너 출신이 자동차 회사의 CEO가 되는 것은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는 7년간 폴스타를 이끌며 폴스타 1부터 최근 출시된 폴스타 3, 4까지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했습니다.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키우면서도 디자인 전략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디자인 경영’의 모범 사례를 남겼습니다. 이번 복귀는 그가 가진 디자인 역량에 CEO로서의 거시적인 안목까지 더해져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뭉친 ‘환상의 콤비’와 미래 과제
XC70 - 출처 : 볼보
이번 복귀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하켄 사무엘슨과의 재회입니다. 잉엔라트가 처음 볼보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던 시절 호흡을 맞췄던 사무엘슨 역시 2025년 볼보의 수장으로 복귀했습니다. 두 사람의 재결합은 볼보의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철학이 다시 한번 강력한 일관성을 갖게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잉엔라트의 과제는 명확합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볼보만의 차세대 디자인 언어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재 볼보의 주력 라인업은 대부분 교체가 완료되었거나 모델 변경을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베스트셀링 모델인 XC60의 전기차 버전인 EX60 이후 등장할 차세대 전용 플랫폼 모델들에 그의 손길이 닿을 예정입니다.
그는 복귀 소감에서 “볼보 디자인은 브랜드의 핵심이며, 앞으로도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 스코다에서 실용성과 개성을 결합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던 그가, 전기차 시대의 볼보를 어떻게 그려낼지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참고] 토마스 잉엔라트가 남긴 디자인 유산
토마스 잉엔라트가 디자인한 2세대 XC90은 출시 직후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 상을 휩쓸며 볼보를 ‘강남 쏘나타’ 반열에 올린 일등 공신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그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모델들이 큰 인기를 끌며, 볼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3사를 위협하는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그의 복귀가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신차 출시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