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차 성적표 명암 뚜렷, 타스만 주춤할 때 무쏘는 ‘방긋’
르노 구세주 등극한 그랑 콜레오스, 쏘렌토 아성 넘기엔 ‘역부족’

기아 쏘렌토 / 사진=기아
기아 쏘렌토 / 사진=기아




2025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차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약 100여 종에 달하는 새로운 모델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렸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모델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기아의 야심작으로 꼽히던 모델이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꾸준함으로 승부하는 스테디셀러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기대 컸던 타스만, 신차 효과 실종됐나





KGM무쏘스포츠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KGM무쏘스포츠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기아의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의 성적표가 다소 초라합니다. 출시 전부터 독특한 디자인과 기아의 첫 픽업이라는 타이틀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11월 기준 월 판매량이 약 600대 수준으로 급감하며 신차 효과가 빠르게 소멸하는 모양새입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132대로 내연기관 픽업 시장 1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이는 출시 초기 대기 수요가 빠져나간 이후 급격한 정체를 겪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업계에서는 타스만의 부진을 국내 픽업 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애매한 포지셔닝 탓으로 분석합니다. 레저와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며 고가 정책을 펼쳤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속에서 ‘세컨드 카’로서의 매력이 반감된 것입니다. 실제 타스만은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대와 호불호가 갈리는 펜더 디자인 등으로 인해 실수요층인 자영업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선택지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무쏘 스포츠, 굳건한 충성 고객의 힘



반면 KG모빌리티(KGM)의 무쏘 스포츠는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7,454대가 판매되며 전체 물량에서는 타스만에 밀렸지만, 월별 판매 추이는 훨씬 안정적입니다. 별다른 신차 효과나 마케팅 공세 없이도 기존 무쏘 브랜드가 가진 강력한 팬덤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정 수요층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생계형 자영업자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무쏘의 수요는 경기 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특성을 보입니다. KGM에게 픽업트럭은 단순한 파생 모델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 그 자체이기에,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택한 소비자들이 여전히 무쏘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르노 살린 그랑 콜레오스, 쏘렌토의 벽은 높았다



중형 SUV 시장에서는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가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11월 한 달간 2,403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내수 판매의 67%를 책임지는 소년가장이 되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며 전동화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탑승했습니다. 누적 판매 3만 7,000대를 돌파하며 르노코리아의 매출을 견인한 일등 공신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아 쏘렌토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쏘렌토는 모델 노후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국민 SUV’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 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 모델이라면, 쏘렌토는 국내 SUV 시장 전체를 관통하는 기준점이 되는 모델입니다.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쏘렌토의 아성은 신차 효과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브랜드 파워와 상품성의 격차를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2026년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차를 내놓는 것을 넘어, 명확한 타겟팅과 경기 상황을 고려한 가격 정책, 그리고 브랜드의 신뢰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신차 효과’는 찰나의 꿈에 그칠 수 있음을 이번 2025년 결산이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