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와 직접 비교된 가격표, 800V 초급속 충전이 변수
5천만 원대 시작 가격에 대한 엇갈린 반응, 진짜 경쟁력은 따로 있었다
7X / 지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마침내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첫 번째 주자는 중형 SUV ‘7X’. 테슬라 모델Y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공개된 가격표는 오히려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단순히 저렴할 것이란 예상을 깬 `가격` 책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800V 초고속 충전 기술`, 그리고 아직은 낯선 `브랜드 인지도`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7X의 한국 시장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과연 지커는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예상 빗나간 5,299만원, 가격표에 담긴 속내는
7X / 지커
시장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중국차=가성비’라는 공식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지커 7X의 시작 가격 5,299만 원(프로 트림)은 당혹스러운 숫자였다. 이는 직접 경쟁 상대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Y RWD(4,999만 원)보다 300만 원 높은 금액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트림 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커의 전략이 보인다. 상위 트림인 7X 맥스는 5,999만 원으로, 모델Y 롱레인지(6,399만 원)보다 오히려 400만 원 저렴하다. 울트라 트림 역시 6,999만 원으로 책정돼, 풀옵션 기준으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는 지커가 단순한 저가 공세가 아닌,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택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약 당신이 6천만 원 미만에서 주행거리와 풍부한 옵션을 모두 챙기고 싶은 전기 SUV를 찾는다면, 7X 맥스는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격 논쟁 잠재울까, 800V 충전 기술이 꺼내든 카드
가격표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울 카드는 단연 기술력이다. 지커가 ‘프리미엄’을 자신 있게 내세우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7X는 전 트림에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국산 플래그십 전기차에서나 볼 수 있던 고급 사양으로, 충전 속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배터리 구성의 이원화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기본형인 프로 트림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75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상위 트림인 맥스와 울트라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100kW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재 역시 가격표에 대한 의구심을 상품성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7X 실내 / 지커
차는 좋은데…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따로 있다
출시와 함께 사전예약의 문은 열렸지만, 실제 차량을 도로에서 보려면 오는 9월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일부 정부 인증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과제는 그 이후에 시작된다. 바로 서비스 인프라와 브랜드 신뢰도라는 거대한 산이다.
아무리 뛰어난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갖췄더라도, 낯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시장 안착은 요원하다. 특히 고장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원활한 수리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전기차 구매의 핵심 고려사항이다. 지커는 이 점을 인식하고 서울 강남, 서초 등을 포함한 전국 9개 전시장을 시작으로 연내 14곳까지 확대하고, 제주를 포함한 서비스센터를 11곳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초기 불편을 감수하고 7X를 선택한 고객들에게 얼마나 만족스러운 사후관리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중국산 프리미엄’이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열쇠다.
7X 실내 / carmagazine
7X / carmagazine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