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가해자 추정 논란 확산

고(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고(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호소…유서에서 드러난 피해 사실

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선배 기상캐스터 두 명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괴롭힘 사례가 담겨 있었다.

유족들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동료 기상캐스터의 실수를 떠안는 일이 있었고, 선배 기상캐스터로부터 퇴근 후에도 불려가거나 1시간 이상 퇴근을 막히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또한, 2022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섭외 당시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는 비난을 받는 등 정신적인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화면 캡처
사진 =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화면 캡처
사망 전, 오요안나는 MBC 관계자들에게 이러한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족과 지인들의 증언…“오랜 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오요안나의 지인들은 그가 오랜 시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한 지인은 “요안나가 선배들로부터 군기를 잡히고 비난받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가해자와 방관자가 처벌받아 조금이나마 고인이 편안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도 “운동하며 들었던 직장 동료들의 횡포가 떠오른다. 요안나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했다.
고(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고(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가해자 추정 논란…SNS 비난 폭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기상캐스터 두 명의 이름을 공개하며 논란을 키웠다. 해당 기상캐스터들의 SNS에는 비난 댓글이 폭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티즌과 대중의 반응

이번 사건을 접한 대중은 큰 충격과 분노를 표했다. “현실판 ‘더 글로리’ 같다”, “억울한 죽음이 너무 안타깝다”, “MBC의 방관도 비판받아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BC는 사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하고도 방관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해 MBC의 공식 입장 발표 여부와 추가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인의 삶과 꿈

오요안나는 1996년생으로,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합격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2년에는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이 알려진 것은 12월이었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