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확산…노조 “왕따 단톡방·최저시급 미달 급여” 폭로

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MBC 기상캐스터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MBC 제3노조는 일부 기상캐스터들이 오요안나와 동기 한 명을 제외한 별도의 단체 대화방을 운영하며 사실상 ‘왕따’를 시켰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노조 “왕따 단톡방 존재…고인은 철저히 배제됐다”

강명일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MBC 기상캐스터가 총 6명인데, 고인과 고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단톡방이 따로 존재했다”며 “사실상 두 명을 왕따시키는 단톡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MBC라는 대형 방송국에서 최소한의 책임과 도리를 다해야 한다”며 “방송국답게 직원들을 대하고 고용하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전 열악한 근무 환경…최저시급도 못 받았다
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故 오요안나 / 사진 = 오요안나 SNS
강 위원장은 故 오요안나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비판했다. 그는 “고인의 급여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1년 동안 받은 돈이 1600만 원에 불과했다”며 “한 달 기준 약 130만 원을 받았는데, 이는 당시 최저임금(180만~200만 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상캐스터 업무 특성상 새벽 4시 출근이 필수였다”며 “수면 부족과 생체리듬 변화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업인데도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 유서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발견…MBC는 “진상 조사 가능”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은 뒤늦게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선배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다.

그러나 MBC 측은 “고인이 고충 담당 부서나 관리 책임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린 적이 없었다”며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 내부 반응과 대중의 분노…진상 규명 요구 확산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MBC 내부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방송국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시청자들 역시 “왕따 단톡방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MBC의 대응과 향후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