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영감받은 ‘조용한 럭셔리’… 뷰익, 전기차 시대 향한 야심찬 출사표 던지다

뷰익 일렉트라 GS가 베일을 벗었다. 단순한 전기 콘셉트카를 넘어, 신화 속 존재를 현실로 소환한 듯한 압도적인 디자인과 5.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는 보는 이를 단숨에 황홀경으로 이끈다.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뷰익이 그리는 ‘조용한 프리미엄’의 미래와 전기차 시대를 향한 담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켄타우로스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은 기술과 감성의 완벽한 조화를 예고한다.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출처=뷰익)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출처=뷰익)
신화, 도로 위를 질주하다: 켄타우로스를 품은 5.3m 거함

일렉트라 GS 디자인의 심장은 ‘켄타우로스’다. 고대 신화 속 반인반마(半人半馬)처럼, 이 차는 인간적인 따뜻한 감성과 최첨단 기술의 정교함을 하나의 형태로 녹여내고자 했다.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차가운 기술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는 뷰익의 야심이 엿보인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기술 사양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자동차와 운전자 간의 감성적 교감을 중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대에도 변치 않는 ‘자동차’ 본연의 매력을 기술과 융합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측면 (출처=뷰익)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측면 (출처=뷰익)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전장 5,300mm, 휠베이스 3,200mm. 이는 테슬라 모델 S나 루시드 에어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보다도 긴 압도적인 크기다.

이러한 거대한 체구와 BYD 한 EV나 씰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은 명백히 중국 고급 전기차 시장의 취향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롱 휠베이스 세단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의 선호도가 글로벌 모델의 디자인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관은 전형적인 롱 휠베이스 세단의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그릴이 사라진 매끈한 전면부와 유려한 실루엣은 이 차가 순수 전기차임을 명확히 드러낸다. 불필요한 선과 장식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한 디자인이다.

“나는 나를 안다”… 과시 대신 속삭이는 럭셔리, ‘조용한 자신감’의 실내

화려함 대신 절제를, 과시 대신 은은한 자신감을 선택했다. 일렉트라 GS의 실내는 ‘조용한 프리미엄’이라는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낮게 설계된 대시보드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분리형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 스포츠 시트 구조는 운전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실내 (출처=뷰익)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실내 (출처=뷰익)


불필요한 장식은 과감히 덜어냈다. 미니멀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오히려 깊이 있는 고급스러움이 공간을 채운다. 이는 ‘과시하지 않아도 나 자신을 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허세보다는 실질적인 가치와 세련된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고급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추구해 온 화려함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다. 물질적 과시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취향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으로, 특히 첨단 기술에 익숙하고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중국 디자인의 역습? 북미 시장까지 넘보는 뷰익의 큰 그림

일렉트라 GS는 뷰익이 앞서 선보인 Electra-L, Electra-X 콘셉트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최신작이다. 당장의 양산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여기에 담긴 디자인 코드와 철학은 향후 뷰익 양산 전기차에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쇼카가 아닌, 미래를 향한 이정표인 셈이다.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측후면 (출처=뷰익)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측후면 (출처=뷰익)
이번 콘셉트카 개발을 GM 차이나 디자인 센터가 주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중국 디자인 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중국 시장만을 겨냥한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를 북미 시장 재공략을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뷰익 브랜드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립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서 검증된 디자인과 콘셉트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본거지인 북미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조용한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다각적인 포석으로 읽힌다.

조용한 자신감으로 그리는 전기차의 선언

뷰익 일렉트라 GS는 단순한 콘셉트카를 넘어, 뷰익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선언문과 같다. ‘조용한 프리미엄’이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통해 과시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상부 (출처=뷰익)
뷰익 일렉트라 GS 콘셉트카 상부 (출처=뷰익)
비록 이 모습 그대로 도로 위를 누비는 날이 올지는 미지수지만, 일렉트라 GS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뷰익은 전기차라는 새로운 판 위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자신들만의 색깔로 글로벌 시장에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 하고 있다. 그 야심찬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