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략 실패 인정한 CEO, GT-R·실비아 부활 카드로 반격 예고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던 닛산이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과거 ‘판매량 집착’이 낳은 상처를 도려내기 위함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되살릴 ‘신차 전략’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닛산의 이번 결정 배경에는 단순한 실적 부진 이상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있다.
판매량만 쫓다가 브랜드 가치를 잃었다
이반 에스피노사 닛산 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과거 전략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과거에는 무조건 판매량만 늘리려 했다”며 “이는 자동차 회사를 운영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판매 대수를 늘리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한 것이 패착이었다.
특히 미국 렌터카 시장에 차량을 대량 공급했던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렌터카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닛산은 ‘저렴한 차’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이는 브랜드 가치와 상품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소비자 신뢰까지 약화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생산량 줄이고 신차 개발 속도 높이는 이유
닛산은 ‘Re:Nissan’ 회생 계획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전 세계에서 약 2만 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생산 공장 7곳과 디자인 스튜디오 2곳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연간 생산 능력도 기존 350만 대에서 250만 대로 100만 대나 줄인다.
몸집 줄이기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로 이어진다. 차량 개발의 뼈대인 플랫폼은 기존 13개에서 7개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신차 개발 기간을 기존 52개월에서 37개월로, 파생 모델은 50개월에서 30개월까지 단축시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구조조정과 함께 부활의 신호탄을 쏠 신차 출시도 본격화된다. 북미 시장에는 정통 프레임 바디 SUV인 엑스테라가 부활하며, 시작 가격은 4만 달러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다. 만약 당신이 과거 닛산의 강력한 SUV를 기억하는 운전자라면, 이번 부활 소식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일본에서는 신형 스카이라인이 올겨울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인피니티 모델도 북미 시장에 투입된다. 또한 2027년형 로그에는 닛산의 독자적인 E-파워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전설적인 스포츠카 GT-R과 실비아의 부활까지 검토되는 만큼, 닛산의 반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