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불꽃축제 본파이어 나이트
화약음모사건 1605년 역사 이야기
행사 날짜와 입장료
11월의 영국은 해가 일찍 지고 차가운 공기가 거리를 채운다. 그런데 매년 11월 5일이 되면 어두운 밤하늘에 불꽃이 터지고, 곳곳에서 거대한 모닥불이 타오른다.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야외로 나와 불꽃놀이를 구경한다. 언뜻 보면 겨울을 맞이하는 축제처럼 보이지만, 이 화려한 풍경의 시작에는 400년도 더 된 정치적 사건이 있다. 놀랍게도 영국인들이 기념하는 것은 어떤 계획의 성공이 아니라 실패다.
사진=영국 본파이어 나이트
영국의 본파이어 나이트(Bonfire Night)는 매년 11월 5일을 중심으로 열리는 전통 행사다.
‘가이 포크스 나이트(Guy Fawkes Night)’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행사의 기원은 16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에서는 제임스 1세 국왕과 의회를 폭파하려는 음모가 벌어졌다.
역사적으로 ‘화약음모사건(Gunpowder Plot)’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가이 포크스는 이 계획에 가담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 지하에서 화약 36통과 함께 발견됐다. 결국 계획은 실행되기 전에 발각됐고, 가담자들은 체포돼 처벌받았다.
이 사건이 오늘날 영국의 독특한 불꽃축제로 이어진 것이다.
사진=영국 본파이어 나이트
화약음모사건이 실패한 뒤 영국에서는 국왕과 의회가 무사했던 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불을 피우고 종을 울리며 사건의 실패를 기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전통은 모닥불과 불꽃놀이를 즐기는 대중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오늘날에는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기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을밤을 보내는 문화행사로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본파이어 나이트의 배경에는 당시 영국의 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긴장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불꽃축제라고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영국 관광청 역시 본파이어 나이트를 영국의 역사와 전통을 경험할 수 있는 계절 행사로 소개한다.
사진=영국 본파이어 나이트
본파이어 나이트의 가장 대표적인 풍경은 거대한 모닥불과 불꽃놀이다.
행사장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불을 바라보고,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감상한다. 지역에 따라 음식 판매대나 놀이시설, 공연 등이 함께 마련되기도 한다.
모든 행사가 반드시 11월 5일 하루에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방문객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주말을 중심으로 앞뒤 날짜에 개최되는 경우도 있다.
런던과 영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규모의 행사가 열리지만 입장료와 운영 방식은 서로 다르다.
일부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지역 행사이고, 일부는 사전 예약이 필요한 유료 행사다.
따라서 여행객이라면 방문 도시와 날짜에 맞춰 행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영국 본파이어 나이트
영국 여행을 계획할 때 11월은 크리스마스 시즌 직전의 조용한 시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본파이어 나이트가 열리는 기간에는 도시 곳곳에서 특별한 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런던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 뒤 저녁에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일정도 가능하다. 다만 행사가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행사장에서는 이동 동선과 대중교통 운행시간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불꽃놀이가 끝난 뒤 한꺼번에 귀가하는 인파로 주변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행사장에서 사용하는 불꽃과 모닥불은 안전 규정을 따라 관리되므로 관광객이 임의로 불을 피우거나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영국의 11월 5일은 단순히 화려한 불꽃을 감상하는 날이 아니다.
400여 년 전 실패한 사건이 오랜 세월을 거쳐 오늘날의 축제 문화로 남았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영국의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에는 생각보다 긴 역사가 숨어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