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년 만에 ‘역대급’, 내수 부진에도 웃었다… 무쏘 EV·토레스 하이브리드 ‘쌍끌이’ 예열 완료!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드디어 활짝 웃었다. 1분기 10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 3년 연속 1분기 흑자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무려 21년 만의 쾌거다. KGM의 이번 흑자는 내수 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와 수익성 개선이 빛을 발한 결과다. 특히 순수 영업 실적만으로 이룬 결실이라 의미가 깊다. 하반기 출격 대기 중인 무쏘 EV,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KGM 신차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KGM의 ‘꽃길’은 이제 시작인가?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정면 (출처=KG모빌리티)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정면 (출처=KG모빌리티)


21년 만의 ‘진짜배기’ 흑자… 비결은 ‘수익성 + 생산성’

KGM이 받아든 1분기 성적표는 놀랍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9,070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 당기순이익 85억 원을 기록했다. 단순히 숫자가 좋은 것을 넘어, 그 내용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번 흑자는 일회성 자산 매각이나 외부 요인이 아닌, 오롯이 자동차 판매와 생산 등 순수 영업 활동만으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KGM의 기초 체력이 탄탄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1분기 내수 판매량(8,184대)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시장 전반의 위축 분위기를 피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KGM은 당황하지 않았다. 판매 대수가 줄었음에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선택과 집중’ 전략과 내부 효율성 강화에 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 (출처=KG모빌리티)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 (출처=KG모빌리티)


KGM은 토레스 EVX와 같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 믹스를 개선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동시에 생산 현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KGM은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년 연속으로 1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1분기 흑자를 기록한 이후 무려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오랜 기간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던 KGM이 KG그룹 인수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읽힌다.

수출 날개 단 KGM, 11년 만의 ‘신기록’ 행진

KGM의 1분기 실적을 앞에서 끌어준 일등 공신은 단연 수출이다. 1분기에만 총 17,825대의 차량을 해외 시장에 팔아 치웠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난 수치일 뿐만 아니라, 2014년 1분기(19,874대) 이후 무려 11년 만에 달성한 1분기 최대 수출 실적이다.

국내 시장 판매(8,184대)가 주춤한 사이, 해외에서는 KGM 차량들이 그야말로 훨훨 날아다닌 셈이다. 1분기 전체 판매량(26,009대)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강력한 수출 실적 덕분에 1월 이후 매달 판매량이 증가하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수출이 내수 부진의 충격을 흡수하고도 남아 전체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KGM 무쏘 EV 측정면2 (출처=KGM)
KGM 무쏘 EV 측정면2 (출처=KGM)


이러한 수출 호조는 그냥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KGM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1월 튀르키예 시장에 신형 액티언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독일에서 대규모 딜러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현지 판매망을 다졌다.

이어 4월에는 독일 기자단과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액티언 론칭 및 시승 행사를 가졌고, 같은 달 호주 우수 딜러와 11개국 대리점을 한국으로 초청해 주요 모델 시승 행사를 여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잘 준비된 글로벌 시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며 수출 기록 경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원투수 등판 임박! 무쏘 EV·토레스 하이브리드 ‘출격’

KGM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1분기 흑자가 ‘맛보기’였다면, 진짜 승부수는 하반기에 나온다. 바로 KGM의 미래를 책임질 강력한 신차 라인업,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본격적인 출격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KGM은 이들 핵심 신모델의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면 전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GM 무쏘 EV 실내 (출처=KG모빌리티)
KGM 무쏘 EV 실내 (출처=KG모빌리티)
특히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본계약을 시작한 지 불과 2주 만에 계약 물량 3,200대를 돌파했고, 현재 누적 계약 대수는 5,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픽업 명가’ KGM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에 전동화라는 시대적 흐름이 더해지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할 ‘토레스 하이브리드’ 역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진행된 시승 행사 등을 통해 참가자들로부터 부드러운 주행감과 고속 주행 시의 안정감은 물론, 기대 이상의 연비 효율과 정숙한 실내 공간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토레스 모델의 성공 DNA를 이어받아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안방 다지고 해외 영토 확장… KGM ‘쌍끌이 전략’ 통할까?

KGM은 어렵게 잡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안방(내수)과 바깥(수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쌍끌이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축된 내수 시장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서울 강남의 중심지에 차량 전시부터 시승, 구매 상담까지 한 번에 가능한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을 개관하며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4월 11일부터 6월 10일까지 두 달간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대규모 전국 시승 행사인 ‘드라이브 페스타’를 진행 중이며, 주말 나들이객이 많은 안성팜랜드에도 차량을 전시하는 등 소비자들이 KGM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실내 계기판 (출처=KG모빌리티)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실내 계기판 (출처=KG모빌리티)
해외 시장 공략은 더욱 공격적이다. 앞서 언급한 튀르키예와 독일에서의 성공적인 액티언 론칭 외에도, 호주 등 기존 주력 시장의 우수 딜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잠재력이 큰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11개국 대리점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등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고 있다. 잘 나가는 수출에 더욱 불을 지펴 성장세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결국 KGM의 목표는 명확하다.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내수와 수출이라는 양 날개를 활짝 펴 판매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개선함으로써 어렵게 되찾은 ‘흑자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KGM 관계자 역시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종별 수익성 개선 등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며,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모델 출시로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수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 증대와 함께 수익성을 더욱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KGM의 본격적인 ‘꽃길’ 주행에 시동이 걸렸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